26일 코스피 지수는 유럽과 미국의 악재 속에 하단 지지선을 시험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그리스의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코스피 지수는 1590선 밑으로 급락했다.

유럽발 재정위기 악재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데다, 전날 미국의 고용지표도 부진하게 나타나는 등 악재가 증시를 뒤덮고 있다.

하단 지지선으로 기대되고 있는 200일 이동평균선(1570)이 제대로 지지력을 발휘할지가 증시 향방의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날 뉴욕 증시는 부진한 고용 지표와 그리스의 신용등급 강등 우려로 상승 하루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감소했을 것이라는 기대와 다르게 오히려 49만6000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시장에 충격을 줬다.

25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전날보다 53.13포인트(0.51%) 하락한 10321.03을 기록했다.

S&P500지수는 2.3포인트(0.21%) 내린 1102.94를 기록했고, 나스닥 종합지수도 1.68포인트(0.08%) 떨어진 2234.22로 장을 마쳤다.

◆ 동양證 "코스피, 200일선 무너질 수 있다"

동양종금증권은 코스피 지수가 200일 이동평균선(1550~1560)을 밑돌 가능성도 있다며 보수적으로 대응할 것을 조언했다.

원상필, 조병현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피 200일선이 하단을 지지할 것이라는 전적인 신뢰는 위험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피의 조정 구간이 예상보다 크게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는 판단이다.

이들은 "내주 발표될 경기선행 지수는 고점을 형성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며 "2004년과 2006년을 참고하면 경기선행지수가 둔화될 경우 직전 고점대비 20% 내외의 조정까지도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경기선행지수가 하락하면서 지수가 조정을 받을 때 대부분 200일선을 밑도는 구간이 나타났었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전날 발표된 미국의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49만5000건으로 나타났고, 그리스에서도 신용등급 하향조정 가능성이 전망되고 있다.

이들은 "시장은 호재에는 둔감하고 악재에는 민감한 약세장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며 "호재가 있어도 온전히 반영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악재가 창궐하고 있어, 보수적인 시각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 하나대투證 "박스권 등락…보수적 대응 불가피"

하나대투증권은 26일 그리스 재정위기 등 새로울 것 없는 악재에도 불안심리가 여전한 상황이라며 박스권 등락을 염두에 둔 보수적 대응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수진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유로존 신용 문제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면서 "유로화 약세와 이에 따른 달러화 강세는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매수세 둔화로 이어질 수 있어 방어적 전략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지난 19일 이후 기관매수가 집중된 운수장비, 화학, 철강금속 업종 등을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며 "외부 변수에 의한 충격으로 지수가 급락했던 두바이월드 모라토리엄 선언 당시 급락했다 곧바로 반등에 성공했던 은행과 운수장비, 기계 업종에도 관심을 가질만 하다"고 말했다.

◆ 우리투자證 "추격매도 자제…종목 압축으로 대응"

우리투자증권은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다시 강화되고 있지만 성급히 매도하기보다는 박스권 매매 전략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다시 강화되고 있다"며 "유로화에 대한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과 이머징국가의 환율이 다시 달러화에 대해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그리스의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 등 유럽발 신용리스크가 재부각되고 있고 미국 소비심리 위축 등 경기 회복이 약화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추격매도에 동참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전일 가파른 주가하락으로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이 9.16배로 연중 저점을 경신하고 있다"며 "기술적으로도 코스피 200일 이동평균선(1569)에서의 지지를 기대해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시장 방향성이 좀 더 뚜렷해지기 전까지 박스권 트레이딩 전략을 유지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종목선택의 기준 역시 실적모멘텀과 가격 매력을 동시에 고려하는 압축된 매매전략을 세워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