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바타의 대성공으로 3D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으나 전용 안경이 필요한 방식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나고 있다.

삼성 이건희 회장도 올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전시장에서 3D 안경의 불편함을 지적했다.

업계는 안경 없는 3D 영상을 완전히 구현하는 데는 적어도 4~5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일단 안경식 3D 영상이 시장의 주류를 형성할 것으로 분석했다.

◇3D 안경 원리는 = 3D 영상의 기본 원리는 사람이 2개의 눈을 통해 사물의 거리를 인지하는 것에 착안하고 있다.

사람은 평균적으로 6.4㎝ 간격을 두고 양 쪽 눈이 서로 다른 이미지를 보게 되며, 뇌는 이 두 이미지를 조합해 거리와 입체감을 인식한다.

3D 영상은 이 같은 원리에 따라 같은 장면을 실제 사람의 양 쪽 눈의 각도와 간격처럼 왼쪽과 오른쪽에서 각각 촬영하고, 이를 양 눈에 각각 다르게 전달하는 식으로 구현된다.

이를 위해 3D 디스플레이는 촬영한 장면의 왼쪽과 오른쪽 이미지를 각각 초당 60프레임(총 120프레임) 이상씩 아주 빠른 속도로 번갈아가며 재생한다.

그리고 3D 전용 안경은 왼쪽과 오른쪽 렌즈가 각각에 맞는 이미지만 받아들이는 식으로 양 눈이 각각 다른 이미지를 볼 수 있게 해준다.

이렇게 양 눈에 전달된 이미지는 실제 장면을 현장에서 보는 것과 동일하기 때문에 뇌는 이들 이미지를 합성해 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이다.

안경은 이미지를 분리하는 방식에 따라 편광식(수동형)과 셔터식(능동형) 등 2종류로 나뉜다.

편광식은 상하, 좌우 등 빛의 진동을 감지해 이미지를 걸러내며, 셔터식은 양쪽 렌즈가 번갈아가며 빛을 차단하는 식으로 이미지를 골라 받는 식이다.

편광식은 시청이 편안한 반면 해상도가 떨어지며, 셔터식은 고해상도 이미지를 볼 수 있지만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경우가 있다.

◇안경 없는 방식은 언제쯤 = 3D 전용 안경은 디스플레이에서 나오는 왼쪽과 오른쪽 2가지 이미지를 각각의 눈에 맞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안경이 없어진다는 것은 디스플레이가 자체적으로 시청자에게 2가지 이미지를 양 눈에 맞게 전달하는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현재까지 개발된 기술은 렌티큘러(Lenticular) 방식과 스위처블 배리어(Switchable Barrier) 방식 등이 있다.

렌티큘러 방식은 반원통형의 렌즈를 수직으로 세워 붙이는 식으로 디스플레이를 구성, 렌즈 왼쪽면 화면은 왼쪽 눈에 보이게 하고 오른쪽면 화면은 오른쪽 눈에 보이게 이미지가 따로 전달된다.

그러나 2D 화면은 보여줄 수 없으며, 디스플레이의 예상 시청 범위 내 일정 각도, 거리에서만 3D 구현이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스위처블 배리어 방식은 디스플레이 상에서 좌우측 이미지가 수시로 바뀌는 데 따라 빛의 방향을 바꿔주는 식으로 양 눈에 각각의 이미지가 전달되도록 한다.

이 기술 역시 예상되는 시청 범위를 벗어날 경우 화면이 어긋나거나 흐려지는 등 제대로 된 3D 영상을 볼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각도에 번갈아가며 이미지를 쏴줄 수 있도록 초당 프레임 속도를 대폭 끌어올려야 하지만 아직까지는 정면 1개 지점, 양 눈을 위한 2개 이미지를 번갈아 쏴주는 수준 이상의 패널이 존재하지 않는다.

현재 패널 프레임 속도로 여러 각도에 번갈아가며 이미지를 보낼 경우 화면이 뚝뚝 끊어져 보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윤부근 사장이 "TV의 경우 향후 수년간 무안경식 제품이 나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한 것도 그런 이유다.

전문가들 역시 무안경 3D TV의 상용화에는 적어도 4~5년 이상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어느 정도 시청각이 고정되고 화질 문제가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휴대전화나 PMP 등에서는 무안경식 3D 기술이 적용이 다소 빨라질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jo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