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한 쌍용자동차 노조위원장이 25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눈물의 편지'를 보냈다. 과거 노조의 잘못을 절절히 반성하며 쌍용차 회생을 위해 마지막 기회를 달라는 호소를 담았다.

김 위원장은 편지에서 "쌍용차는 외부 세력의 조직적인 개입에 의해 작년 77일간 장기 불법파업을 벌이면서 대한민국 발전에 역행하는 과오을 범한 것은 물론 국가브랜드 이미지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며 "잘못에 대해 처절하게 각성하고 합리적인 노조로 거듭나겠다"고 반성했다.

그는 "파업 때만 해도 희망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던 직원들의 얼굴 표정이 생기로 넘쳐나고 있다"며 "노조 역시 상급단체인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탈퇴를 매듭짓고 오로지 회사 정상화와 선진 노사관계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노조는 작년 말 노사평화를 위한 무분규 선언에 앞장섰고 오는 4월 말까지 단체협약에 명기된 독소조항을 없애 노사관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이라고 약속했다.

김 위원장은 유동성 위기에 빠진 쌍용차를 위해 산업은행을 통해 긴급자금을 지원해줄 것을 호소했다. 그는 "쌍용차에 대한 회생인가 결정은 우리에게 주어진 너무나 소중한 기회이지만 정작 자금지원 등의 뒷받침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참담하다"며 "생존의 필수요소인 신차 개발자금 지원이 미뤄지면서 지금까지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걱정했다. 그는 "비록 법정관리란 가시밭길을 걷고 있지만 구조조정을 통해 생산성 향상과 인력구조의 효율성을 이뤘다"며 "다시 한번 소중한 기회를 주시길 간곡하게 청원한다"고 적었다.

김 위원장은 마지막으로 "쌍용차 공장은 극심한 노사분규 현장에서 불과 6개월 만에 노사상생의 모범적인 사업장으로 탈바꿈한 곳"이라며 "정부 관계자들이 공장을 방문해 우리 모습을 지켜봐 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쌍용차가 다시 유동성 위기에 빠지자 이 대통령에게 이 같은 편지를 보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