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거래에서 원달러 환율이 주가지수 급락과 유로화 약세로 큰 폭으로 오르며 1160원 위로 올라섰다. 장중 1160원대 위에서 월말 네고물량이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지만 환율을 아래로 밀기에는 힘에 부치는 모습이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0.2원(0.88%) 오른 1163.4원에 장을 마쳐 3일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날 환율은 일중 1151.4~1164.7원 사이의 등락폭을 기록했다.

전날 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청문회에서 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것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뉴욕증시가 오르고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 영향으로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2.1원 내린 1152원으로 출발했다.

환율은 간밤 뉴욕외환시장에서 1개월물 원달러 NDF 가격이 1152/1154원에 최종 호가되며 마감, 개장 직후부터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을 예상됐다.

하지만 코스피 지수가 약세를 보이고 유로화가 아시아 환시에서 하락세로 돌아서며 원달러 환율은 반등하기 시작했다. 때마침 신용평가사인 스탠다드앤푸어스(S&P)가 그리스의 신용등급이 한달 내로 한두단계 더 추가 하향될 수 있다고 밝힌 점도 유로 매도세를 촉발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국민은행의 회계분식설도 퍼지면서 시장 불안심리를 강화시켰다. 주가지수가 약세를 나타내자 외국인투자자들이 주식 순매도에 나서면서 환율 상승의 모멘텀으로 작용했고, 숏커버까지 가세하자 환율은 금세 1150원대 중반 위로 올라섰다.

한 시장참가자는 "일단 대외 재료 자체가 상충되서 환율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기에는 무리였다"며 "장 초반에 환율이 낙폭을 늘지지 않은 상황에서 약세 흐름이 매수심리를 자극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오후 들어 유로달러가 0.8% 이상으로 떨어지고 코스피 지수도 1.5% 이상으로 내려가자 역외세력의 달러 매수세가 나오면서 환율은 1160원 위로 치솟았다. 네고물량이 지속적으로 공급됐지만 원달러 환율 강세 분위기를 식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

1164.7원에서 장중 고점을 확인한 환율은 이후 고점에서 달러를 팔려는 수출업체들의 네고물량이 강하게 나오며 1160원대 초반으로 상승폭을 줄이더니 1163.4원에서 마감했다.

한 외환딜러는 "유로가 1.34달러대에 진입하면서 역외 매수도 강화되는 분위기였다"면서 "1160원대 중반에서 고점을 확인하면서 수출업체의 네고물량이 다시 유입대 환율 상승폭은 그나마 조금씩 줄었다"고 전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5.33p(1.57%) 하락한 1587.50을 기록했으며,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9.38p(1.82%) 내린 504.66을 나타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이날 국내 증시에서 2843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 환율 상승에 무게를 실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