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자산관리공사(캠코) 등 채권단 관리를 받아온 대우인터내셔널의 '새 주인' 찾기가 본격화됐다.

매각주간사인 메릴린치증권은 24일 오후 5시 대우인터내셔널 매각을 위한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마감했다. 포스코와 일부 중견 업체,사모펀드 등 복수의 후보 기업들이 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국계 사모펀드가 국내 전략적 투자자(SI)를 끌어들여 인수전에 참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 인수 검토설이 돌았던 LG와 롯데그룹,삼천리 계열 삼탄 등은 의향서를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캠코는 의향서를 제출한 업체들을 대상으로 이달 중 투자제안서(IM)를 발송한 뒤,내달 예비입찰을 통해 인수의지와 능력을 갖춘 후보를 가려낼 계획이다. 이어 인수후보 실사를 거쳐 4월 본입찰을 실시,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6월 말까지 본계약을 끝낸다는 일정을 잡아놓고 있다. 캠코(35.5%)를 비롯해 수출입은행(11.2%),산은자산운용(7%),산업은행(5.2%) 등으로 구성돼 있는 공동매각협의회는 대우인터내셔널 지분 중 '50%+1주' 이상을 매각할 예정이다. 경영권 프리미엄 30%가량을 반영하면 인수 가격은 2조5000억~3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시장에선 포스코를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고 있다. 99개 해외 지사와 15곳의 광구를 보유한 대우인터내셔널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기업으로 평가되고 있어서다. 정준양 회장도 이미 인수 의지를 공식화한 상태다. 회사 관계자는 "대우인터내셔널의 시장가치를 충분히 반영해 경영권 프리미엄을 인정,적절한 가격을 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변수는 향후 인수가격을 제시하는 예비입찰 과정에서 포스코가 단독 응찰할 경우다. 의향서를 제출한 업체중 대다수가 대우인터내셔널의 기업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투자제안서를 받아보기 위한 목적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포스코가 단독으로 응찰할 경우 캠코는 예비입찰의 유찰 여부를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의 판단에 맡기게 된다.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국가 자산 매각 등을 위해서는 2인 이상의 유효한 경쟁입찰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어서다. 단독 응찰에 의한 수의계약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두 번의 유찰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포스코가 적정 가격을 적어내 헐값 매각 논란이 벌어지지 않는다면,정부가 정책적 판단을 통해 조속한 시일 내에 매각을 끝내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대우인터내셔널 매각이 지연되면 대우조선해양,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다른 기업의 매각 일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적정한 가격으로 조속히 매각을 마무리해 국민 부담을 최소화해야 하는 만큼,공자위의 예외적용이 필요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장창민/이심기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