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020년까지 매출 10조원이 넘는 세계적 식품기업 5곳을 육성하기로 했다. 또 2020년까지 국내 농식품 수출 규모를 세계 10위권인 300억달러로 늘리기로 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2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농수산식품 및 농산어촌 비전 2020'을 발표했다. 이 비전은 앞으로 10년간 국내 농식품 산업 경쟁력과 농어촌 삶의 질을 어떻게 향상시킬지에 대한 종합 로드맵이다.

주요 내용을 보면 2007년 기준으로 매출 150조원,고용 169만명인 식품산업 규모를 2020년까지 매출 260조원,고용 212만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농식품 분야 연구 · 개발(R&D) 투자를 지금보다 4~5배가량 늘리고 '국가식품클러스터'를 만들어 식품분야 기술력을 확충하기로 했다.

식품분야의 '글로벌 플레이어'도 키운다. 정부 지원을 통해 스위스 네슬레,미국 하인즈와 같은 연간 매출이 10조원을 넘는 세계적 기업 5곳을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국내 식품기업 중 연간 매출이 1조원을 넘는 기업은 13곳이 있지만 10조원을 넘는 기업은 한곳도 없다.

농식품 수출액도 2020년까지 300억달러로 늘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 영세한 수출기업을 조직화 · 규모화해 민간의 종합상사와 같은 농식품수출종합상사 10곳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한식 세계화를 위해 2008년 기준 1만개인 해외 한식당을 2015년 3만개,2020년 4만개로 늘린다는 계획도 내놨다. 또 세계김치연구소를 '세계발효식품연구원'으로 확대 개편해 천일염 및 유기농 제품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이 밖에 해조류를 이용한 바이오에너지 사업을 확대해 2020년까지 국내 휘발유 소비량의 10%를 바이오에너지로 대체하고 해외 종자 수출 규모도 2억달러로 높이기로 했다.

정부는 이런 계획을 차질 없이 진행하기 위해 2012년까지 범정부 차원의 '국가식품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한편 장태평 농식품부 장관은 농협중앙회의 신용사업(금융)과 경제사업(농산물 유통) 분리와 관련,"농협이 지주회사 분리 이후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을 맞출 수 있게 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7조원이 아니라 8조원이라도 자금을 지원해주겠다"고 말했다. 신 · 경 분리에 필요한 부족 자본금 9조6000억원 가운데 6조원을 지원해달라는 농협 측 요구에 대해 그 이상도 지원해줄 수 있다는 얘기다.

장 장관은 그러나 지원 방식은 상환 의무가 없는 '출연' 대신 '출자' 형태로 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아울러 농협에 보험사 설립을 허용하기로 한 것 외에 홈쇼핑 진출을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