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해외발(發) 악재가 재부각하면서 반등 하룻만에 급하게 되밀리고 말았다.

미국 소비지표가 부진한 것으로 발표되면서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감이 위축된 데다 그리스 등 유럽 재정위기 국가들의 리스크가 또다시 고개를 들면서 투자심리가 급냉했다.

미국시장에 출시한 현대차 YF쏘나타 도어록에 결함이 발생, 전면적인 리콜에 들어간다는 소식이 조정의 빌미를 제공했다.

외국인들이 선현물 시장에서 대규모 매물을 쏟아내는 등 전날과 정반대의 행보를 보인 것도 수급 측면에서 지수 상승의 발목을 잡았다.

24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6.07포인트(0.99%) 내린 1612.83에 장을 마쳤다.

이날 지수는 미국증시가 경제지표 부진으로 급락 마감했다는 소식으로 전날보다 12.35포인트(0.76%) 내린 1616.55로 출발했다.

전날 뉴욕증시는 소비자신뢰지수가 10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는 이르다는 분석이 확산돼 주가가 힘없이 밀렸다.

코스피지수는 장중 1606.24까지 하락 이후 1610선은 회복하면서 급락세는 제한됐지만 이렇다할 상승 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하락 마감했다.

외국인이 7거래일만에 순매도를 태도를 바꿨다. 선물시장에서도 대규모 매도세를 보이며 매도 프로그램 차익거래 물량 출회를 촉발시켰다.

이날 개인과 기관은 각각 1446억원, 457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은 1951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가 순매도를 보였지만 비차익거래로 1464억원의 순매수 물량이 유입되면서 전체적으로 1443억원의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일제히 약세 흐름을 보였다.

YF쏘나타 리콜을 발표한 현대차가 전날보다 2.56% 내린 11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LG전자도 실적 우려가 부각하며 3.51% 내린 11만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포스코, 한국전력, 신한지주 등도 1-2%대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대원전선과 아남전자는 액면분할 결정에 나란히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상한가 11개 종목을 포함해 332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3개 종목을 비롯해 423개 종목이 내렸다.

거래량은 3억8415만주, 거래대금은 3조8057억원을 기록했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증시가 설 연휴 이후 기술적 반등을 보인 것은 미국과 그리스를 비롯한 유럽의 대외 악재들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으면서 투자심리가 안정세를 찾았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잠복해 있던 기존 대외 리스크들이 고개를 들기 시작한 만큼 국내증시도 또다시 되밀릴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곽 연구원은 "경기방어적 성격이 강한 내수주 위주의 보수적 대응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라며 "그렇지 않으면 주식비중을 줄이고 현금 비중을 늘려 때를 기다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도 "미국증시가 경제지표 부진으로 급락한 것이 국내증시에도 악영향을 미쳤다"면서 "뚜렷한 상승 모멘텀이 없는 상황에서 경기개선세가 꺾일 수 있다는 불안감이 여전해 지수는 좁은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