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의 매출이 지나치게 빨리 늘어나면 부실 가능성도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마라톤,골프,스쿼시 등 활동적이고 지구력이 필요한 취미생활을 즐기는 경영자의 회사가 영화감상,산책 등 정적인 취미생활을 즐기는 경영자의 회사보다 부실화 비율이 낮았다.

신용보증기금은 2002년부터 2008년까지 보증한 36만4436개 기업을 특성별로 나눠 부실률을 조사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23일 발표했다. 부실 기업이란 신보 보증서를 갖고 은행 등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받았다가 연체한 기업,휴 · 폐업한 기업 등을 말한다.

조사 결과 매출액 증가율이 연평균 100%를 넘은 기업 1만3983개 가운데 833개(6%)가 부실해졌다. 이들 기업의 부실률은 매출액 증가율이 -30% 이하인 기업의 부실률(5.7%)보다도 높았다.

반면 매출액 증가율이 20~50%인 기업은 부실률이 3.6%로 안정적이었고 10~20%인 기업들의 부실률이 3.1%로 가장 낮았다. 신보 리스크관리부의 류재현 팀장은 "외형 성장에 치중한 기업보다는 적정 수준의 매출액 증가율을 나타내는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또 설립 기간 5년까지는 기업 규모가 클수록 부실률이 높았다. 이는 창업 초기 사업 기반이 확고하지 않은 상태에서 외형 성장에 집착할 경우 안정성이 떨어짐을 시사한다.

기업 형태에 따라 개인기업,동업기업,법인기업으로 나눠 보면 동업기업의 부실률이 2%로 개인기업(6.2%)은 물론 법인기업(5.5%)보다도 낮았다. 회사 규모(총 자산)가 같다면 개인기업이 법인기업보다 오히려 부실률이 낮았다.

최고경영자(CEO)의 개인적 특성과 배경 분류에서는 취미의 성질에 따라 부실률이 차이를 나타내 눈길을 끌었다. 스쿼시(부실률 2.7%),마라톤(3%),골프(3.4%),조깅(3.9%),테니스(4.3%) 등 주로 야외에서 활동적인 취미를 즐기는 경영자는 부실률이 비교적 낮았지만 음악감상(8.6%),산책(9.1%),영화감상(10.3%),인터넷(11.7%)을 즐긴다는 경영자는 부실률이 높았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