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다, 트리플 악셀에 집중

'팽팽한 점프 대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에서 금메달을 놓고 치열한 연기 대결을 펼칠 '동갑내기 라이벌' 김연아(20.고려대)와 아사다 마오(일본)가 처음으로 한 얼음판에서 '금빛 조율'을 펼쳤다.

23일(한국시간) 오전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세움. 피겨 여자 싱글 5조 공식 연습이 시작되자 김연아와 아사다를 비롯해 스즈키 아키코(일본), 라우라 레피스토(핀란드), 알레나 레오노바(러시아)가 서둘러 빙판 위에 올라섰다.

마치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경기를 하듯 5명의 선수가 줄을 지어 링크 주변을 돌면서 스케이팅 감각을 끌어올렸다.

김연아가 트레이닝복을 입고 나왔지만 아사다는 쇼트프로그램 의상을 차려입고 실전 분위기에서 훈련을 치렀다.

링크 활주를 끝낸 선수들은 곧바로 점프 감각 익히기에 힘을 쏟았다.

연습 순서에 따라 레피스토의 연기가 이어지는 동안 김연아와 아사다는 각각의 필살기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와 트리플 악셀의 연습에 힘을 쏟았다.

역시 관심은 김연아와 아사다의 연기 대결에 쏠렸다.

5조 두 번째 연기자로 나선 아사다는 쇼트프로그램 '가면무도회'에 맞춰 첫 과제인 트리플 악셀-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성공하자 타티아나 타라소바(러시아) 코치가 웃음을 지으면서 큰 박수를 보냈다.

연이은 트리플 플립 단독 점프도 안전하게 착지한 아사다는 나머지 연기 요소도 깔끔하게 처리하면서 만족한 듯 미소를 지었다.

다음은 김연아 순서. 전날 쇼트프로그램을 연습했던 김연아는 이날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인 조지 거쉰 작곡의 '피아노 협주곡 F장조'에 맞춰 연기를 시작했다.

앞서 아사다가 트리플 악셀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면 김연아는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깨끗하게 뛰고 연이어 트리플 플립에 더블 악셀-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까지 완벽하게 날아오르며 최고의 점프 감각을 자랑했다.

또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와 트리플 살코, 트리플 러츠로 이어지는 나머지 점프 과제까지 흔들림 없이 뛰어 금메달 후보로서 자존심을 세웠다.

이날 김연아와 아사다는 서로에게 눈길도 돌리지 않고 오직 자신들의 연기에만 집중하면서 팽팽한 긴장감 속에 주어진 30분의 훈련에 집중했다.

김연아는 이날 국내외 언론과 일체 인터뷰를 사절하고, 메인링크가 아닌 연습링크에서 예정된 오후 훈련 일정까지 취소하면서 하루 앞으로 다가온 쇼트프로그램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밴쿠버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