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정부는 22일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수출 호조에 힘입어 9.22%(전년 동기대비)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08년 2분기 이후 5분기 만의 플러스 성장률이며 2004년 3분기 이후 최고 수준이다. 로이터통신의 전망치(6.8%)도 크게 웃도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1950년 성장률 통계를 집계한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에 빠져있던 대만 경제가 회복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만의 지난해 연간 성장률은 -1.87%로 집계됐다.

이처럼 4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아짐에 따라 대만 정부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종전의 4.39%에서 4.72%로 높였다. 바클레이즈의 와이호렁 이코노미스트는"중국으로의 수출이 크게 늘고 있다"며 "(올해 타결이 예상되는) 대만과 중국 간 경제협력기본협정(ECFA)도 대만 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의 대(對)중국 수출은 지난 1월 전년 동기보다 무려 187.8% 급증했다. 지난해 12월의 증가율(96.7%)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미국으로의 수출도 13.7% 늘어나는 등 글로벌 경기회복의 수혜를 입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진단했다. 대만 정부는 올해 수출이 20.91%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은 대만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수출 회복 덕에 대만의 실업률은 1월 5.73%로 둔화되는 등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한편 태국도 이날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5.8%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7분기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투자은행인 DBS그룹의 데이빗 카본 애널리스트는 "아시아의 경제회복은 미국보다 최소 2분기 정도는 빠를 것"이라며 "출구전략도 그만큼 빠를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