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금융지주회사들이 최근 제정된 사외이사제도 모범규준을 반영해 정관 변경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임기가 만료된 사외이사들도 대거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사들은 이사회를 통해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 여부를 결정하고 배당 규모도 확정할 예정이다.

2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오는 26일 주주총회 소집 결의를 위한 이사회를 개최해 라응찬 회장의 연임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은행권은 안팎에서 신망이 높은 라 회장이 무난히 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지만, 라 회장이 연임 이후 후계 구도를 완성하고서 중도 용퇴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신한금융 이사회에서는 임기가 만료된 사외이사 교체도 논의할 계획이다.

사외이사 12명 가운데 류시열 세종 고문과 필립 레이닉스 BNP파리바 서울지점장 등 4명이 교체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사회는 또 사외이사제 모범규준을 반영해 정관을 변경한 뒤 다음 달 주총에서 회장과 이사회 의장 분리 여부를 결정토록 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KB금융은 지난 10일 주총 소집 결의를 위한 이사회를 열어 정관 변경과 이사 선임 건 등 주총 안건을 정했다.

KB금융은 당시 사외이사후보인선자문단(자문단)을 구성했으며, 자문단은 최근 선임해야 할 사외이사의 3배 수인 9명을 사추위에 추천했다.

사추위가 후보 9명 중 3명을 최종 사외이사 후보로 선정하면 다음 주로 예정된 이사회에서 승인받게 된다.

2008년 9월 출범 당시 회장과 이사회 의장을 분리한 KB금융은 다음 주 이사회에서 정관변경을 통해 현재 최장 6년으로 돼 있는 사외이사 임기를 최장 5년으로 줄이고 자격 요건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다음 달 2일 이사회를 열어 정관 변경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회장의 이사회의장 겸임 여부에 대해서는 이사회에 위임하도록 정관이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 회장과 이사회 의장 간 분리 여부는 주총 직후 열리는 첫 이사회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임기가 만료된 사외이사가 없어 이번에 교체되는 사외이사도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작년 실적 개선을 반영해 소액이나마 배당 시행을 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나금융도 다음 달 9일 이사회를 열어 배당을 결정할 방침이다.

배당 규모는 주당 100~200원 수준으로 관측된다.

하나금융도 정관 변경을 통해 회장과 이사회의장 분리가 가능토록 해야 하지만, 임기 만료로 교체되는 사외이사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지주회사들이 모범규준을 반영해 정관을 변경하고 있지만, 모범규준 상 선임 사외이사를 선출하면 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겸임할 수 있게 돼 있기 때문에 회장과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지 않는 금융지주사도 있을 것"이라며 "2년 이내로 제한된 최초 임기나 자격 요건 등도 지주회사마다 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harri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