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반으로 치닫고 있는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는 짜릿한 감동 못지않게 실소를 자아내는 황당한 사건이 잇달아 팬들의 흥미를 돋우고 있다. 대회 초반 일어난 해프닝들을 모았다.

◆4년을 준비했는데…

일본의 피겨 스타 오다 노부나리는 스케이트화 끈이 끊어져 낭패를 봤다. 오다는 19일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트리플 루프를 시도하다가 넘어졌는데 곧바로 일어나 연기하지 않고 심판석으로 다가갔다. 오른쪽 스케이트화의 끈이 끊어져 더 경기를 할 수 없었기 때문.심판 허락을 받고 3분간 끈을 고쳐 매고 나온 오다는 넘어진 데 따른 감점 1점과 경기 중단에 따른 감점 2점 등 총 3점이 깎였고 결국 메달권 바깥으로 밀려났다.

노르웨이의 바이애슬론 영웅 뵈른달렌은 애꿎은 날씨 탓에 금메달을 빼앗기다시피했다. 네 차례 올림픽에서 금메달 5개를 딴 '전설' 뵈른달렌은 15일 10㎞ 스프린트에서 눈보라가 몰아치는 악천후 속에 레이스를 치러 17위에 그쳤다. 화창하던 날씨는 뵈른달렌이 출발하자 요술을 부린 듯 악천후로 변했다. 뵈른달렌은 "마지막 바퀴를 남기고 눈이 너무 쌓여 속도를 내지 못했다"며 한탄했다.

홈팀 캐나다 루지 선수들은 대회직전 그루지야 루지 선수가 사망한 탓에 루지 코스가 급격히 줄어 홈 어드밴티지를 누리지 못했다. 루지 강국 독일과 경쟁할 것으로 보였던 캐나다의 알렉스 고프는 생소한 코스 탓에 메달권 밖으로 처져 고개를 떨어뜨렸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