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LG그룹 회장의 15년 성과는 각종 경영지표를 통해 고스란히 드러난다. 취임 전 30조원이었던 연간 매출은 매년 10~20%씩 성장을 거듭했다. 2008년에는 115조원의 매출을 기록,'100조 클럽'에 가입했으며 지난해에는 125조원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GS(46조원),LS(21조원),LIG(7조원) 등 구 회장 임기 중 분리된 범 LG가(家) 기업들의 매출을 합하면 국내 최대 그룹인 삼성과 맞먹는 200조원에 달한다.

다른 지표들도 괄목할 상승 커브를 그렸다. 15년간 수출액은 148억달러에서 460억달러로 3배,시가총액은 6조8000억원에서 73조원으로 10배 이상 늘어났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규모는 79조원으로 1994년 말(28조원)의 3배에 육박한다.

LG그룹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렸다는 점도 구 회장의 업적으로 꼽힌다. 그는 취임 직전인 1995년 1월 회사의 상호를 럭키금성에서 LG로 바꾸는 작업을 주도했다. 럭키,금성사,럭키금성상사 등으로 제각각이었던 기업명을 통일해 그룹의 정체성을 확실히 하기 위해서였다. 그룹 CI 통일은 브랜드 인지도 상승으로 이어졌다. 자체 조사결과 1998년 9.4%에 불과했던 글로벌 시장에서의 브랜드 인지도가 지난해 50.8%로 바뀌었다.

계열사들의 시장 지배력도 눈에 띄게 높아졌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수량 기준으로 세계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다. LG전자는 TV와 휴대폰 부문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LG전자의 이 두 부문 글로벌 순위는 각각 2위와 3위다.

올해 LG의 목표는 해외 사업 확대다. 구 회장은 올해 초 "매출 가운데 75%를 해외에서 거둬들여 사상 처음으로 해외 매출 100조원을 돌파하겠다"고 공언했다. 국내를 포함한 전체 매출목표는 135조원으로 잡았다.

중 · 장기 경영 목표는 '핵심 원천 기술의 확보'로 잡았다. 구 회장은 지난 9일 경기도 이천 인화원에서 열린 전무 승진자 교육에서 장기적인 안목의 연구 · 개발(R&D)을 강조했다. 그는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기업이 되려면 10년이 걸리든 50년이 걸리든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R&D를 꼭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