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우라늄 농축 시작.."100g 확보"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18일 보고서를 통해 이란이 핵폭탄 제조와 관련된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오스트리아 빈에 본부를 둔 IAEA가 이란 관련 보고서에서 과거 핵 활동에 대해 언급한 적은 있지만, 핵무기 제조를 위한 과정이 현재 진행되고 있다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마노 유키야(天野之) IAEA 사무총장은 지난해 12월 취임 이후 처음 내놓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핵무기와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는 활동에 관한 "광범위하게 일관되고, 믿을 만한" 증거들을 수집했다면서 "이것은 미사일용 핵 탑재체(payload)의 개발과 연계된 과거, 또는 현재 미공개 활동의 존재에 관해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이란이 2003년 이후 핵무기 제조와 관련된 활동을 중단했다는 미국 정부의 견해와 상반된 것이다.

미국의 일부 동맹국들은 이란이 핵무기 제조 노력을 중단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미국 정보기관들도 최근 들어 기존의 평가를 재검토하고 있다.

이란은 핵무기 제조를 추진하고 있다는 의혹을 부인하면서 우라늄 농축 시설 등은 순수하게 에너지 개발을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마노 총장은 그러나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라는 유엔 안보리와 IAEA 이사회의 결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음달 열리는 이사회에 제출하고자 작성된 10쪽의 이번 보고서는 이란이 지난 주 의료용 원자로에 사용하기 위해 3.5% 농도의 우라늄을 20%로 농축하는 작업을 시작한 것과 관련, 이미 첫번째 소량의 제조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그러나 이란은 현지 IAEA 사찰단에 관련된 진전사항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핵프로그램의 군사적 전용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빈의 소식통들은 이란이 지난 9~11일 20% 농도의 우라늄을 이미 약 100g 농축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로버트 기브스 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치 행사 참석을 위해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 이동하면서 동승한 기자들에게 "우리는 이란이 국제적인 의무들을 이행하지 않으면 (엄중한) 결과에 직면하게 될 것이란 점을 늘 밝혀왔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도 기자들에게 "우리는 이란의 활동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왜 이란이 제기돼온 문제들에 대해 협상테이블로 나와 해답을 건설적으로 찾기를 거부하는지 설명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베를린연합뉴스) 김경석 특파원 ks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