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한계기업들이 줄줄이 퇴출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실적 결산이 마무리되면서 상장 유지 요건에 미달하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국거래소는 주가 조작, 횡령 등과 관련된 부실기업에 대해서는 실질심사를 강화해 증시에서 걸러내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올해 코스닥 퇴출 기업은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 65개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돼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17일 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이미 글로포스트 이롬텍 비엔디 등 3개사가 퇴출됐으며 동산진흥과 티이씨는 상장폐지가 확정돼 증시에서 정리매매 절차를 밟고 있다. 또 거래소 실질심사위원회에서 상장폐지를 결정해 퇴출 위기에 놓인 기업이 에듀아크 제너비오믹스 코어비트 코디콤 비전하이테크 지오엠씨 등 6개사에 달한다. 여기에 유티엑스 하이스마텍 스타맥스 아이알디 올리브나인 등은 퇴출 여부를 놓고 실질심사가 진행 중이다.

현재 상장 유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퇴출을 걱정하고 있는 상장사는 매출 30억원 미달이 우려되는 에스피코프 메카포럼 모라리소스 비엔알 마이크로로봇 등을 포함해 총 34개에 이른다. 시가총액이 150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기업도 125개나 된다.

코스닥 기업인 신지소프트는 2007년 주가조작 사건 이후 수년간 대규모 적자에 허덕이다 증자를 시도하기도 했지만 무산돼 결국 퇴출이 결정됐다. 직접적인 퇴출 사유는 30일 이상 시가총액이 40억원에 미달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퇴출 결정 직전 5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면서 시총이 11억원에 그치고 있다. 휴대폰 부품업체인 모젬도 2년 연속 자기자본 50% 이상의 손실을 내 회계법인의 사업보고서 제출 이후 퇴출 절차를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 관계자는 "실질심사 퇴출 제도가 자리를 잡으면서 회계법인들이 한계기업 감사에 더욱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며 "이미 문제있는 기업이 많이 걸러졌지만 올해는 감사의견 거절에 따른 퇴출이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혜정/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