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外風 이겨냈지만 증시 체력은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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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ㆍ기관 쌍끌이 매수…코스피 1600선 회복
거래대금 3조원 밑돌아 1년1개월만에 최저
거래대금 3조원 밑돌아 1년1개월만에 최저
증시가 중국과 유럽 리스크를 딛고 1600선을 되찾았다.
지난 주말 중국의 갑작스러운 지급준비율 인상은 향후 파장이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 힘을 쓰지 못했다. 오히려 유럽 증시가 안정을 되찾은 덕분에 외국인이 2주 만에 현물과 선물을 합쳐 5600억원가량을 사들여 주가 상승을 뒷받침했다.
전문가들은 남유럽의 재정위기 등 해외 이슈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시장이 안정을 찾고 있지만 거래대금이 1년 1개월여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관망하는 분위기가 뚜렷해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외국인 2주 만에 현 · 선물 모두 '사자'
16일 코스피지수는 7.39포인트(0.46%) 오른 1601.05를 기록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주말 중국의 지준율 인상과 두바이 국채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급등했다는 소식에 약세로 출발했지만 외풍이 진정되고 국내 증시의 저가매력이 부각돼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가 가세하면서 상승세로 반전했다. 장중 1608까지 상승한 지수는 오후 장에도 강세를 유지하며 1600선을 무난하게 지켜냈다.
외국인은 현물 시장에서 593억원,선물 시장에서 5104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외국인이 현 · 선물 시장에서 동시에 순매수에 나선 것은 지난 2일 이후 2주일 만이다. 선물 시장에 매수세가 대거 유입된 덕분에 현 · 선물 가격차인 베이시스가 개선되면서 프로그램 순매수도 1100억원을 넘었다.
최성락 SK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긴축은 시행 여부가 아니라 시기와 강도가 중요하기 때문에 지난 주말 지준율 인상은 큰 충격을 주는 변수는 못 된다"며 "오히려 유동성 팽창과 자산가격 거품을 방지하려는 중국 정부의 정책기조가 변함없음을 재확인한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지준율을 두 차례 인상함으로써 영향력이 더 큰 금리 인상은 당초 예상보다 늦게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지수가 1주일째 반등을 이어간 덕분에 60일 이동평균선이 120일선 아래로 떨어지는 장기 데스크로스는 피해갈 수 있을 전망이다.
증시는 지난달 26일 5일선이 20일선 아래로 추락하는 단기 데드크로스,이달 10일에는 20일선이 60일선을 밑도는 중기 데드크로스를 차례로 겪었다. 이 과정에서 60일선과 120일선의 격차도 4포인트 수준까지 좁혀졌지만 1550선에서 지지선을 확인하면서 6포인트 이상으로 벌어졌다.
◆떨어진 체력이 부담
해외발 악재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으면서 추가 급락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거래대금 급감 등 시장의 체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점이 문제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의 거래대금은 2조7298억원에 그쳐 2008년 12월29일(2조6146억원)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김태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해외 이슈에 대한 반응이 둔감해지며 시장이 안정을 찾고 있다"면서도 "박스권에 갇힌 탓에 1600선 이상에선 거래가 줄고 상승 탄력이 급격히 둔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단기 반등이 이어지더라도 60일선이 걸쳐 있는 1640선에서 저항을 받을 수 있다"며 "반등 이후 다시 단기조정을 받을 수 있어 당분간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증권업계는 지수가 일정기간 박스권에서 오르내림을 반복하다 3월 중국의 전국인민대표대회(5일)와 선물 · 옵션 만기일(11일) 이후부터 본격적인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 연구원은 "박스권의 순환매 장세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는 자동차주와 가격매력이 있는 철강주 등에 주목하는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