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증권이 푸르덴셜투자증권(이하 푸르덴셜증권)의 새 주인이 됨에 따라 증권업계에서는 그 시너지 효과가 어떻게 나타날 지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규모의 경제 효과와 자산관리(WM) 부문 경쟁력 확충 등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한화증권은 12일 푸르덴셜증권 및 푸르덴셜자산운용(이하 푸르덴셜운용)을 인수하는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한화증권은 이들 회사를 미국 푸르덴셜금융의 자회사인 푸르덴셜인터내셔널인베스트먼트로부터 넘겨받게 됐다.

공시에 따르면 지분 인수가액은 3400억원이며, 주식매매계약(SPA)에 따라 오는 12월 말 현금 최대 1500억원이 추가 지급될 수 있다.

이로써 푸르덴셜증권과 푸르덴셜운용은 미국 푸르덴셜파이낸셜그룹에 인수된 지 6년 만에 새 주인을 맞게 됐다.

증권업계에서는 한화증권이 푸르덴셜증권 인수를 통해 업계 대형 증권사로 발돋움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자기자본 기준 업계 12위인 한화증권은 푸르덴셜증권을 인수하면 단순 합산할 경우 자기자본 1조원 이상, 영업점수 기준 업계 3위(132개) 등으로 몸집을 불릴 수 있다.

한화증권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자기자본 7332억원, 영업점 57개(브랜치 제외 시 48개)를 보유한 중형 증권사다. 푸르덴셜증권은 75개의 영업점을 보유하고 있고, 자기자본 규모는 4386억원 수준이다.

박은준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통합 시 자기자본 규모가 커지고 영업점 수가 늘어남에 따라 영업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M&A(인수·합병)를 통해 시간을 단축, 효율성을 높여 업계 상위권 도약이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푸르덴셜증권 인수전 시작 당시 시장에서 인수가액을 8000억∼9000억원 수준으로 예상했던 것을 감안하면 최대 4900억원의 지분 취득 가액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평가다.

김희준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인수가격을 5000억원 기준으로 산정하면 PBR(주가순자산비율) 1.2배로 프리미엄이 거의 붙지 않는 가격"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푸르덴셜증권이 '바이코리아'를 이끌었던 현대투자신탁증권 시절 노하우를 발휘해, 한화증권이 부족한 WM 부문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한화증권에 따르면 통합법인은 연간 펀드 판매수익 업계 5위(630억원), 펀드 판매잔고 업계 5위(13조원)로 올라서게 된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푸르덴셜증권의 주식형펀드 판매잔고가 한화증권보다 6배 가까이 많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자산관리 부문을 중심으로 한 리테일(소매금융) 영업 부문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박윤영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브로커리지(주식위탁매매) 부문의 우수성을 가진 동원증권이 WM 부문이 뛰어난 한국투자증권과 합친 사례에 비춰, WM 부문에서 우위를 보이지 못했던 한화증권이 금융상품 판매에 강점을 갖고 있던 푸르덴셜증권을 인수한 데 따른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푸르덴셜증권과 운용의 경쟁력이 줄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시너지 효과가 불투명한 부분이 있다는 지적을 내놓았다.

외국계인 푸르덴셜증권의 경우 비용구조가 상대적으로 높고, 합병 과정에서 푸르덴셜증권 및 운용의 우수한 인력 누수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

한편 이날 한화증권은 전날보다 4.45% 오른 9160원으로 장을 마쳤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