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빈 공간을 감지해 'T자형' 후진 주차를 자동적으로 할 수 있는 자동차가 다음 달 국내에서 선보인다.

기아자동차 관계자는 12일 "뉴 스포티지 후속 모델에 T자형 자동주차 기술을 세계 최초로 적용하기로 했다"며 "후진 주차 방식에 서툰 초보 및 여성 운전자들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T자형 자동주차를 적용하는 모델은 기아차가 약 6년 만에 내 · 외관과 성능을 완전히 바꾸고 다음 달 말 선보이는 스포티지R다. 폭스바겐이 티구안 파사트 등 일부 모델에 대해 유럽에서 일반화한 평행(직렬)주차 방식의 자동주차 장치를 장착하고 있지만,일반 양산차에 T자형(병렬) 방식을 적용하는 것은 기아차가 처음이다.

주차 공간이 협소한 국내 빌딩과 아파트 등 대부분의 주차장에서는 T자형 후진 주차를 해야 한다.



스포티지R의 자동주차 방식은 간단하다. 운전자가 차내 '자동주차' 버튼을 누른 상태에서 서행하면,차량이 총 10개의 초음파 센서로 주차공간을 파악한다. 운전대에서 손을 뗀 상태에서 변속기로 후진 기어를 넣고 가속 및 제동 페달로 적정 속도만 조절해주면 된다. 차량이 자동으로 운전대를 움직여 최적의 주차를 해주는 방식이다.

두 차량 사이의 주차공간이 2.8m 정도만 되면 좌 · 우측에 관계없이 후진 주차가 가능하다. 스포티지R의 폭이 1.8m 안팎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주차 후 양쪽으로 50㎝씩 여유공간만 있으면 된다는 얘기다. T자형뿐만 아니라 자동 평행 일렬 주차도 가능하다.

자동주차 보조장치는 무인 자동차의 초기 기술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기아차에 이어 현대자동차도 올 하반기에 출시할 아반떼급 신차에 같은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기아차가 프랑스 발레오의 자동주차 기술을 적용하는 것과 달리 현대차는 국내 부품업체인 만도가 최근 개발한 기술을 활용할 방침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