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에 대한 증권사들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관건은 이마트의 성장성이다.

한 쪽에서는 이마트가 경쟁력을 회복해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분석하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이마트의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1월 실적, 백화점↑ 할인점↓

증권사들은 신세계의 지난달 실적에 대한 평가부터 의견이 엇갈렸다. 신세계의 지난 1월 총매출액은 1조1648억원으로 전년동월 대비 0.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886억8000만원으로 12.1% 감소했다.

김민아 대우증권 연구원은 12일 "백화점의 동일점포 성장률은 5.1%로 양호했으나 할인점은 -11%로 크게 역신장했다"며 "지난해에는 1월에 설연휴가 있었던 이유도 있지만, 이를 감안해도 매출이 부진했다"고 분석했다. 동일점포는 1년 이상 같은 장소에서 영업하고 있는 점포를 말한다.

김 연구원은 "1월 소비심리지수는 전년보다 29포인트 오른 113이었으나 할인점은 여전히 부진했다"며 "소비회복이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으며, 중산층의 심리는 예상보다 더디게 개선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여영상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설기간차를 감안할 경우 백화점은 12.4%, 할인점은 6.4%의 신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마트의 가격할인에 따른 음의 효과보다 외형 증가로 인한 양의 효과가 더 컸다"고 평가했다.

◆올해 이마트는 아군? 적군?

2010년 신세계 주가 움직임의 핵심은 이마트다. 이마트가 차지하는 총매출액 비중은 79%, 영업이익은 80%로 신세계 실적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올해 이마트가 신세계의 아군이 될지 적군이 될지의 여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정연우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가 수준에서는 실적호전과 삼성생명 상장 기대감에 따른 자산가치 부각으로 주가의 단기 반등이 가능하지만, 주가 상승이 추세적으로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대형마트 영업의 성숙기 진입에 따라 예전과 같은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민영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주식시장이 확인하고 싶어하는 이마트 기존점 매출의 회복 여부는 아직까지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최근 이마트 가격인하에 따른 공격적 판촉전략 효과를 감안하면 할인점의 매출회복은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고 진단했다.

반면 이마트의 성장세가 양호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박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에서 2월 10일까지 누계 기존점의 성장세는 이마트 1%로, 이미 플러스로 전환됐다"며 "현재 이마트의 저가 품목은 22개에 불과하나, 고객수 증가와 관련 상품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세계의 주가는 이마트의 성장성 둔화 의견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오후 1시50분 현재 신세계는 전날보다 7000원(1.39%) 내린 49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