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인도 볼리우드 최고의 영화배우로 사랑받고 있는 샤룩 칸(44)이 “인도 크리켓 팀들이 파키스탄의 우수한 프로선수들을 영입해야 한다”고 말했다가 힌두 극우단체로부터 격렬한 반발을 샀다.볼리우드는 봄베이(현 뭄바이)와 헐리우드의 합성어로 인도의 영화산업 중심지를 뜻한다.

칸은 지난달말 한 인터뷰에서 “인도 크리켓(야구와 유사하며 인도의 국민스포츠로 각광) 프로팀들이 파키스탄 선수들을 데려오지 않는 건 크리켓 리그 발전을 가로막는 실수”라고 말했다.이에 인도 극우단체 시브세나 조직원 50여명은 9일 뭄바이 시내 극장들을 점거해 건물 창문을 부수고 칸의 새 영화인 ‘내 이름은 칸(My Name is Khan)’의 포스터를 찢는 등 난동을 벌이다 경찰에 체포됐다고 10일 더 힌두 등 인도 언론들이 보도했다.시브세나측은 “칸이 인도 국민으로서의 정체성을 부정하고 적국인 파키스탄을 두둔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칸의 영화들이 절대 상영돼선 안 된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에 대해 칸은 “나는 내가 인도인이라는 걸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시브세나의 주장은 억지중의 억지”라고 답했다.또 “나의 발언 때문에 신변의 위협을 느끼는 건 사실이지만 예술인이 외부의 정치적 압력에 굴복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샤룩 칸은 무슬림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외모와 성실한 이미지로 인도를 대표하는 국민배우로 인기를 얻고 있다.그는 2008년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꼽은 ‘세계의 영향력 있는 50대 유명인사’에 선정되기도 했다.지난해 8월엔 미 뉴저지주 뉴왁 리버티 국제공항에서 테러 위험인물로 오인받고 2시간동안 감금 조사를 받아 인종차별 논란이 거세지기도 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