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이탈리아의 섬유산업 중심지인 투스카니 지방 프라토에서 대대적인 반중 감정이 일면서 중국인 공장에 대한 연쇄 파괴와 절도 사건이 이어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9일 “최근 프라토 시내 도처에 산재한 중국인 소유 방직공장들이 지역민들에 의해 습격을 받아 파괴되고 주요 기물이 도난당했다”고 보도했다.프라토시 라제레토 거리에서만 중국인 소유 4개 공장이 습격을 받았고 수많은 중국인 불법 노동자들과 직원들이 폭행을 당하거나 거리에서 쫓겨났다.

이탈리아에선 최근 경제난으로 민족주의와 외국인에 대한 배척감정이 일고 있다.여기에 중국인 불법 노동자들로 인해 일자리를 뺏겼다는 이탈리아인들의 박탈감이 폭발하면서 집단 폭행과 파괴행위가 이어진 것이다.특히 중국인 소유 회사들이 기본인권을 무시한 강제노동으로 악명을 쌓아가고 있는 점이 반중 폭행으로 이어지고 있다.리카르도 마리니 프라토 기업인협회장은 “중국인들은 영국과 프랑스에선 현지법을 잘 준수하지만 이곳에선 법을 무시하는 풍조가 만연해 있다”고 주장했다.

중세시대부터 이탈리아 모직물 산업의 중심지였던 프라토는 한때 ‘이탈리아의 맨체스터’라고 불릴 정도로 섬유산업이 발전했으나 최근 몇년간 중국업체들이 집중적으로 진출하면서 산업 주도권을 중국인들에 빼앗긴 상태다.총인구가 18만명 정도인 프라토에는 현재 약 4만여명의 중국인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다.중국인들의 진출로 인한 이탈리아 섬유산업 실직자는 2000년 이후 1만1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