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로 나온 대우조선해양이 곧 '주인'을 찾을 것이란 기대가 다시 커지고 있다. 증권사들은 이 회사의 작년 4분기 실적이 나오자 실적에 대한 평가보다 M&A를 주로 언급하고 있다. M&A 기대감에 대우조선해양 주가는 오랜만에 상승세를 타고 있다.

9일 오후 2시 2분 현재 대우조선해양은 전날보다 300원(1.66%) 오른 1만8350원에 거래되고 있다. 나흘만에 반등이다. 기관의 매수세가 이날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기관은 올 들어 한 달여 동안 420만주 가량 대우조선해양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전날 4분기에 매출 3조1763억원과 영업이익 2004억원, 당기순이익 829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6%와 26.3% 증가하고, 순이익은 56.7% 감소한 것이다.

증권사들의 예상치 평균에는 다소 못미쳤지만, 2008년 '리먼 사태' 이후 줄곧 내리막을 걷고 있는 업황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순이익 감소도 자회사 대우망길리아조선소에 대한 미수금 990억원을 일시에 상각한 것으로 추정돼 크게 의미가 없다는 설명이다. 오히려 부실을 덜어낸 게 M&A의 '신호탄'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석제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갑작스러운 충당금 적립은 대우조선해양이 진지하게 M&A를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라고 진단했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은 더 나아가 "올 상반기 안에 M&A가 가시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08년 한 차례 매각이 무산된 경험이 있어 이번에는 주관사 선정 이후 3개월 이내에 매각공고가 날 것이라는 얘기다. 대우조선해양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작년 말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한 바 있다.

전 연구원은 "이르면 이달 안에 매각 공고가 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상반기 매각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M&A 이후 분위기 쇄신과 체질 개선이 기대되기 때문에 M&A 기대로 인한 주가 상승도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재원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이 실패한 이전 M&A의 절차를 반복하지만 않는다면 M&A 이후에 회사가 보여줄 변화는 매우 클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인수 후보로는 자금력이 뒷받침되고 합병 시너지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되는 포스코가 단연 꼽힌다. 이석제 연구원은 "포스코의 경우 현재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데, 인수에 성공할 경우 다음 목표는 대우조선해양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대우인터내셔널의 잘 구축된 해외 네트워크는 지금 포스코가 하는 사업보다는 대우조선해양의 해양 부문에 더 적합하다"며 "대우인터내셔널과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같은 맥락에서 해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