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 1주기를 맞아 추모 사업과 행사가 다양하게 마련된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오는 16일부터 다음 달 28일까지를 공식 추모기간으로 정하고 미사와 사진전,유품전,음악회,미술작품전 등의 행사를 연다. 개인에 대한 추모행사보다는 고인이 보여준 사랑과 나눔의 정신을 확산하는데 더 비중을 두겠다는 것이 서울대교구의 설명이다.

서울대교구는 이를 위해 이달 중 설립 예정인 재단법인 '바보의 나눔'과 확대 개편되는 옹기장학회를 양대 축으로 삼아 대사회적 나눔 및 선교 활동을 본격화한다. 모금 및 나눔 전문 법인인 '바보의 나눔'은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가 관할하며 전국적인 나눔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다. 2002년 김 추기경이 사재를 출연하고 아호인 '옹기'를 따 설립한 옹기장학회는 서울대교구의 공식 기념사업 조직으로 확대 개편되고,고인의 삶과 사상을 연구할 김수환추기경연구소가 가톨릭대에 설립된다.

추모미사는 1주기인 16일 오후 7시 명동대성당에서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과 주교단,사제단이 공동 집전한다. 정진석 추기경의 강론과 함께 김 추기경의 생전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소개될 예정이다. 또 서울대교구의 모든 성당과 기관에서도 김 추기경을 위한 위령미사를 봉헌하고,추모 기간에 추모 플래카드와 포스터를 내건다.

이어 21일 오전 11시에는 김 추기경이 잠든 용인 성직자 묘역에서 염수정 주교와 사제단이 공동집전하는 추모미사가 봉헌된다. 용인 성직자 묘역에는 김 추기경 선종 이후 지금까지 30만명의 참배객이 다녀갔다.

전시회,음악회 등도 마련된다. 지난 3일 평화화랑에서 개막한 추모사진전(28일까지)에 이어 김 추기경 유품전이 오는 16일부터 5월23일까지 서울 합정동 절두산 순교성지의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에서 열린다. 주교 반지와 제의,제구,미사 경본,친필 노트 등 140여점의 유품전이 고인의 향취를 전해준다.

또 원승덕 · 김혜숙 · 구계숙 · 장동문 등 서울가톨릭미술가회 회원들이 고인을 추모하며 만든 조각,회화 등을 선보이는 작품전이 18~27일 평화화랑에서 열리고,다음 달 3~16일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선물했던 글씨 2점을 비롯한 고인의 소장품 77점을 소개하는 전시가 마련된다.

고인의 출신 학교인 동성중 · 고 출신 미술인 21명이 고인을 그린 인물화 50~60점을 전시하는 '서로 사랑하십시오'전도 오는 17~2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미술관에서 열린다. 전시장에 마련될 추모 부스에는 고인이 2007년 동성고 개교 100주년 기념전에 냈던 자화상 '바보야' 등 김 추기경이 직접 그린 드로잉과 붓글씨,관련 사진과 기사 등이 소개된다.

또 18일 오후 8시에는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가톨릭 인터넷굿뉴스와 동성중 · 고교 총동창회가 주최하는 추모음악회가 열린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