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워싱턴의 정치품격 회복을 위해 기도합니다.상대방을 악마로 만들면 발전이 이뤄지지 않습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4일 워싱턴 버몬트 교회에서 연례 조찬기도회 연설을 통해 이같이 워싱턴의 정치풍토를 꼬집었다.의료보험 개혁법안의 진전을 이루려면 상대방을 존중하는 정중하고 품격있는 정치전통을 되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워싱턴의 당파적인 논쟁이 미국민들의 삶에서조차 품격을 떨어뜨리고 있다”면서 “워싱턴의 분열이 결코 새로운 일은 아니지만 뭔가 격이 떨어지고 워싱턴 정치인들이 국민을 위해 제대로 봉사하지 않고 있다는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그는 “품격의 훼손은 우리 국민들 사이에 분열과 불신의 씨를 뿌리고 여론을 편견에 물들게 하고 있다”며 “현실에서는 어느 쪽도 진실을 독점할 수 없는데 상대방과의 협상 여지를 남겨두지 않음으로써 정치를 한쪽이 항상 옳거나 나쁜,타협이 없는 것으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는 의료보험 개혁을 위한 최선의 방안에 대해 다른 의견을 가질 수 있지만 지구상에서 가장 부자나라인 이곳에서 누구도 아파서 파산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만큼은 동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당파적인 이익 때문에 반대를 위한 반대,정적 죽이기에만 골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 좌절감이 들때 나에게 침착함을 유지하게 하고 마음에 평화를 주는 것은 신앙”이라고 고백하기도 했다.이날 대통령 조찬기도회에는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호세 루이스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상·하원 의원 등이 참석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