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은 올해 투자액을 창립 이후 사상 최대 규모인 15조원으로 확정했다. 지난해(11조7000억원)보다 28%가량 투자 규모가 늘어났다. 매출 목표도 높게 내걸었다. 지난해(125조원)보다 8% 늘어난 135조원이 올해 목표치다. 채용 인원도 사상 최대 규모다. 대졸 신입 및 경력사원 6000명과 기능직 4000명 등 총 1만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올해 채용 일정이 마무리되면 LG그룹의 국내 임직원 수는 처음으로 10만명을 돌파,10만6000명 선까지 늘어난다.

◆"산업 판도 바꿀 미래 기술 발굴"

LG가 공격적으로 경영계획을 잡은 것은 글로벌 산업질서가 재편되고 있어서다. 기존의 '민첩한 추격자' 전략으로는 성장은커녕 현상 유지도 힘들다고 판단한 것이다. 구본무 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적극적인 미래 준비'를 강조한 것도 이 같은 점을 감안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LG의 공격적인 자세는 투자 규모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올해 예상 시설투자액은 지난해보다 30% 늘어난 11조3000억원이다. 연구개발(R&D)에도 3조원을 썼던 작년보다 23% 많은 3조7000억원을 투입한다. LG의 투자는 파주에 집중돼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대형 TV용 LCD 패널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파주 8세대 라인을 증설하는 등 올해 총 3조5000억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LG화학과 LG이노텍도 올해부터 파주에 조성한 첨단소재 단지에 LED 칩과 LCD용 유리기판 생산라인을 짓기 시작한다. 경영 전략은 프리미엄 제품과 신시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고급스러운 제품을 중심으로 경쟁자들이 드문 새로운 시장을 개척,매출을 늘리고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의미다.

주력 계열사인 LG전자의 매출목표는 59조원에 달한다. 휴대폰,LCD TV,에어컨 등 기존 주력사업에 B2B(기업 간 거래),태양전지 등의 신사업을 더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다는 전략이다.

디스플레이는 3차원 TV용 패널,전자 종이 등의 신사업으로 덩치를 키울 계획이다. 화학은 올해 말부터 매출이 발생하는 자동차용 2차전지 사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LG 임직원 3년 새 두 배로

LG그룹은 "사업의 판도를 바꾸는 미래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인재에 충분한 투자를 해야 한다"는 구본무 회장의 방침을 반영,지난해보다 400명가량 채용 규모를 확대했다. 정년퇴직과 자연 감소 인력이 많지 않으므로 국내 고용인원이 10만명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는 게 그룹 측 설명이다.

전자와 디스플레이 이노텍 등이 속해 있는 전자부문에서 가장 인력 채용이 활발하다. LCD(액정표시장치),휴대폰,LED(발광다이오드) 등의 분야에서 7600명을 뽑는다. 계열사 중에서는 디스플레이의 선발 인원이 가장 많다. 3D(3차원) LCD 패널,전자 종이 등 미래 사업을 중심으로 R&D 인력을 보강할 계획이다. 전자와 이노텍은 각각 2000명과 1000명을 뽑는다.

화학부문은 전기자동차용 배터리,화장품,바이오 의약품 등의 분야를 중심으로 1300명을,통신부문은 이동통신,네트워크 운영 등과 관련된 인력 1100명을 각각 선발할 예정이다.

LG그룹은 신규 인력 채용 규모를 매년 늘리고 있다. 2007년 5000명이던 채용 규모를 2008년 8500명,지난해 9600명으로 각각 확대했다. 이에 따라 국내 임직원 숫자는 2007년 8만4000명에서 지난해 9만7000명으로 많아졌다. 그룹 관계자는 "향후 2~3년간 대대적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며 "LG의 고용 풍년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LG의 신규 인력 채용은 계열사별로 이뤄진다. 각 계열사 홈페이지를 통해 연중 수시로 채용공고를 낸다. 대졸 신입사원의 경우 서류와 직무적성검사,필기시험,면접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대학생 인턴사원은 5월부터 집중적으로 선발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처럼 인턴사원 대부분을 정직원으로 전환할 경우 전체 채용 규모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