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니아인 직장인 이민우씨(31)는 최근 구입한 아이폰으로 시도 때도 없이 영화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을 방문한다. 요즘 게시판을 달구고 있는 소재는 영화 '아바타'와 TV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이씨가 이들 작품에 대한 평을 올리자 실시간으로 댓글이 달리고 이씨는 바로 이들과 토론에 들어간다. 이씨는 "아이폰은 어디서든 누구와도 의견을 나눌 수 있는 매력이 있다"며 "이는 '아바타'와 '아마존의 눈물'이 강조하는 '더불어 사는 삶'과도 통하는 것이 있다"고 말했다.

'3아'가 뜨고 있다. 최근 외국 영화 최초로 국내 관객 1000만명(1월31일 현재,1126만7052명)을 돌파한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영화 '아바타',TV 다큐멘터리로는 '마의 선'이라 불리는 시청률 20%를 넘은 MBC의 '아마존의 눈물',출시 한 달 만에 25만대 이상을 팔아치운 '아이폰'.모두 '아'로 시작되는 히트 상품들로 이들을 모르면 요즘 '루저'라는 말도 나온다. '3아'는 각각 다른 매체의 상품들이지만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아날로그적 감성을 자극한다는 평가다.

'아바타','아마존의 눈물',아이폰 모두 최첨단 디지털 기술의 산물이다. '아바타'는 단순한 흥행작이 아닌 세계 영화계 판도를 바꿀 혁명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상업성을 갖춘 3D 영화를 구현해낸 것.아바타 성공에 힘입어 국내는 물론 세계 영화계에서 본격적인 3D 영화시장이 열릴 전망이다. 한국 다큐멘터리사의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는 '아마존의 눈물'도 디지털 기술의 혜택을 받은 작품이다. HD카메라(SONY900R)와 360도 회전이 가능한 항공 촬영 장비인 시네플렉스로 아마존의 속살을 입체적으로 담아낼 수 있었다. 3D 전환도 고려 중이고 오는 3월에는 극장에서 미공개분을 포함해 개봉할 예정이다. 아이폰은 디지털 시대의 총아인 스마트폰의 선두주자다. 통신이 가능한 곳이라면 어디에서든지 인터넷을 할 수 있고 10만여종이 넘는 애플리케이션으로 각종 생활 정보를 실시간으로 얻고 게임,음악 등을 즐길 수 있다.

디지털 기술로 만들어진 '3아'의 성공 요인으로 아날로그적 감수성이 꼽힌다. '아바타'는 자연과 일체된 삶을 살고 있는 외계의 원주민 '나비족'과 이들의 삶의 터전에서 부존하는 광물을 탐내는 지구인의 싸움을 그린다. 3D 영상을 통해 원시상태 자연의 매력에 흠뻑 빠져 기계문명에 대한 회의를 느끼게 해준다. '아마존의 눈물'은 아직도 원시림을 간직하고 있는 아마존 종족들의 원초적인 삶을 그대로 보여준다. 여기서도 아마존의 무분별한 개발과 온난화가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아이폰은 인간 네트워킹을 강화해준다. 트위터,미투데이 등 마이크로 블로그를 통해 실시간으로 사람들이 연결된다. 수많은 애플리케이션들은 휴대폰을 감성을 자극하는 장난감으로 만든다.

문화평론가 장석주씨는 "'3아'가 주목받는 것은 오히려 기계 문명에 대한 반작용으로 원초적인 인간의 감성을 되찾고자 하는 것"이라며 "디지털 소스로 만들어진 상품들이지만 인간의 삶과 직결된 아날로그적 가치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