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뉴욕증시는 장기 조정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될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지난 금요일(현지 시간) 4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높은 5.7%를 기록한 것으로 나왔는 데도 뉴욕증시는 하락했다. 재고 조정 효과에 따른 일시적인 성장세란 인식이 확산되며 일부 기관투자가들이 오히려 차익실현 기회로 삼은 탓이다.

중국의 긴축 가능성으로 미국 주가가 조정받을 때만 해도 조정이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며 적극적인 매수 기회로 삼는 투자자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오바마 정부가 은행의 규모와 영업 범위를 제한하겠다는 규제방침을 발표한 데다 경기부양 효과가 끝나면 하반기 경제성장이 급격히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추가 조정에 대한 부담이 커진 게 사실이다.

최근 투자심리가 취약해지면서 뭉칫돈이 미 국채 등 안전자산에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오는 4,5월 중 만기가 돌아오는 그리스 채권의 차환 발행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전반적인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심리가 취약한 상황에서 외국 정부가 발행한 채권의 위험성이 커지면 증권시장의 불확실성은 증폭될 수 있다.

특히 헤지펀드 등의 단기 수익을 좇은 세력들이 보유 중이던 그리스 채권을 팔기 시작하면서 그리스 채권 가격의 변동성이 커졌다는 게 월가의 분석이다.

당장 조정 장세를 돌려놓을 수 있는 새로운 변수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기업들의 실적 호전도 그다지 호재로 작용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번 주에는 S&P 500 종목 중 100개에 가까운 기업이 4분기 실적을 쏟아낼 예정이다. 톰슨 로이터 조사에 따르면 지난주까지 실적을 발표한 220개 종목 중 78%가 예상치를 웃돌았다. 따라서 이번 주에도 실적개선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번 주에는 다우지수 구성종목인 시스코시스템스와 화이자,크래푸트엑슨모빌 등의 실적발표가 예정돼 있다. 기업실적보다는 오는 5일 나오는 고용 현황 통계가 위축된 시장 분위기를 바꿔놓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고용 없는 성장에 대한 우려가 컸던 만큼 일자리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면 증시에는 큰 호재가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1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조사에서는 3만6000명이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마켓워치와 로이터 조사에서는 각각 1만3000명과 5만명 정도 증가할 것으로 집계됐다.

고용 동향과 관련,오는 3일에는 민간 고용조사업체인 ADP 고용보고서가,4일에는 최초 실업청구 건수가 나온다. 일자리가 늘어도 실업률은 10% 선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구직 포기자들이 속속 일자리를 찾아나서고 있는 데 따른 현상이다.

이 밖에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하는 제조업 및 비제조업(서비스업)지수도 챙겨봐야 한다. 시장에서는 이들 지수가 전월보다 소폭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