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A씨는 지난 4월 공연 ‘블루스프링 페스티벌’ 티켓 2매를 15만6000원을 주고 구매했다. 하지만 공연 5일 전 주최 측으로부터 공연 일정이 연기됐다는 통보를 받은 A씨는 티켓 구입을 취소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현재까지 티켓값 환불을 돌려받지 못했다.앤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이후 '뮤직 페스티벌' 개최가 활발해지면서 A씨의 사례와 같은 소비자 피해가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한국소비자원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공연·관람 관련 피해구제 신청이 모두 1423건 접수됐다고 5일 밝혔다. 올해 들어 5월까지 피해구제 신청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나 증가했다.피해구제 신청 유형을 보면 티켓 구입 취소 시 위약금을 과다 청구한 사건이 851건(59.8%)으로 가장 많았다. 공연이 취소되거나 중단되는 등 계약 불이행이 399건(28%)으로 뒤를 이었다. 팬데믹 이후 대규모 인원 집합에 대한 제한이 사라지면서 공연 수요와 공급이 급증해 관련 소비자 피해가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페스티벌 주최 측의 운영 미숙 사례도 확인됐다. 20대 B씨는 지난 4월 뮤직 페스티벌 티켓을 예매했지만, 공연 당일 비가 온 데다 많은 인파가 몰려 대기 줄에 혼선이 생기면서 공연을 제대로 관람하지 못했다. B씨는 배상을 요구했지만 공연 주관사가 이를 거부했다.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 불만·피해를 일으킨 공연 주관사에 행사 준비를 철저히 하도록 할 예정이다. 공연 진행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의 대응 방안 마련과 사전 공지 강화 등을 공연 주관사에 권고한다는 것이다.소비자원은 뮤직페스티벌 소비자들에게 과거 피해사례 등을 통해 계약 조건을 꼼꼼히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주
1년 중 단 하루만 즐길 수 있어 티켓 예약 개시 1분 만에 매진될 정도로 인기인 한국형 불꽃놀이 '낙화놀이'가 이달부터 올 11월까지 매월 열린다.한국관광공사는 경남 함안군과 함께 낙화놀이를 관광상품화해 오는 29일부터 11월까지 매월 1회 운영한다고 5일 밝혔다.낙화놀이는 조선시대부터 시작된 전통 불꽃놀이다. 일제강점기 전승이 중단됐으나 1985년 이후 낙화놀이보존회가 재현해 매년 1회씩 개최하고 있다. 지난해 낙화놀이는 함안군 인구 6만1000여명에 육박하는 관광객이 몰려 교통혼잡과 통신마비를 겪었을 정도로 관심을 받았다.올해 축제는 지난달 14~15일 이틀 일정으로 열렸다. 하루 7000명 예약제와 셔틀버스 운행을 통해 관광객 만족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는 설명이다.관광공사와 함안군은 낙화놀이 전통을 계승하고 더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도록 시범사업을 기획해 올해 11월까지 매월 1회 운영하기로 했다. 단 7~8월은 폭염 탓에 운영하지 않는다.낙화놀이가 포함된 이번 시범 관광상품은 공사 '대한민국 구석구석 누리집'의 여행상품홍보관과 함안군 문화관광 누리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박형관 한국관광공사 부산울산경남지사장은 "이번 시범상품을 통해 함안 낙화놀이를 전국적으로 알리고 지역관광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딱 65점짜리야. 이제 (명당도) 씨가 말랐어." 지난 2월 개봉한 '파묘'에서 지관(地官)을 연기한 배우 최민식의 말이다. 조선시대부터 좋다는 땅마다 묫자리가 들어섰을 것인데, 어떻게 지금까지 명당이 척척 나오냐는 동료의 질문에 대한 답이다. 영화 자체는 허구에 기반하지만, 사후세계에 관한 선조들의 오랜 관심을 함축적으로 보여주기 충분한 대사다.다른 차원의 불가사의한 현상을 다뤄온 설치예술가 임영주(42)도 비슷한 고민을 가졌다. 3년 전 수술을 앞두고 전신마취 상태로 병원 천장을 올려다본 게 계기였다. 생사의 기로에 선 작가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죽은 이의 눈에는 무엇이 보일까. '100점짜리' 명당 어디 없을까.퇴원한 임 작가는 전국의 양지바른 곳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결과는 영화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마음에 쏙 드는 묫자리를 경기도 파주에서 찾았지만, 이미 선점한 주인이 있었다. "첩장(한 묫자리에 관이 중첩해서 묻히는 것)을 결심했죠. 물론 실제 세계가 아닌, 가상현실(VR)에서요."서울 서초동 페리지갤러리에서 열린 임영주의 개인전은 작가가 상상한 사후세계의 여정을 가상현실 세계에서 재현한다. 전시 제목은 '미련 未練 Mi-ryeon'. 망자(亡者), 은행나무 화석, 박제된 철새 등 숨이 멎은 대상들이 미련 가득한 시선에서 바라본 세상을 묘사했다.전시 공간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사물인터넷 기술 '라이다(LiDar)'로 설계한 VR 체험관, 그리고 영상·소리·설치 작업이 들어선 본전시장이다. VR 장치에서 체험자가 바라본 세상 일부는 본전시장 영상에 실시간으로 연동된다. 각자 경험하는 죽음이 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