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가격 부담과 경기회복 추세 둔화 등을 증시 급락 요인으로 꼽고, 다음달 코스피 지수가 1550∼1650 구간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센터장은 29일 "중국 긴축과 미국 은행 개혁 우려 등은 이벤트성 요소에 지나지 않는다"며 "근본적으로 한국 증시가 안고 있던 약세 요인이 코스피 지수를 끌어내린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 증시가 급등, 이에 따른 가격 부담이 남아있는 상태라고 이 센터장은 지적했다. 작년 7월부터 나타난 강세장은 경기 회복 기대를 바탕으로 진행됐고, 최근 경기 상승 추세가 둔화되면서 지수 상승 모멘텀 역시 약화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새 동력이 장착되지 못한 상태에서 기존 동력원의 상승 추세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에 이달 중순서부터 코스피 지수가 가라앉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급 측면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 불안도 약세 요인으로 꼽았다. 한국 증시의 가격 매력이 낮아진 가운데 선진국 증시 역시 최근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자금회수가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진행되고 있지만, 이미 실적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마무리 단계에 다다랐다고 이 센터장은 진단했다.

당분간 코스피 지수가 강세를 나타내기는 어렵겠지만 추가적으로 급락할 가능성 역시 낮다고 내다봤다. 다음달 코스피 지수는 부분적으로 반등했다가 다시 하락하는 1550∼1650 구간의 박스권 장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현 시점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기에는 바람직하지 않은 시기"라며 "증시 급락세가 진정된 후 아이폰 관련종목 등 중소형주 중심의 투자 전략이 비교적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