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니 "U자 회복 전망, 고용.소비.재정 등 암초 많다"
칼라일그룹 창업자 "비관론은 잘못, 지금이 투자 적기"
"신흥국 회복 더 신속. 미국정부부채 위험"은 공통시각

제40회 세계경제포럼(WEF)에 참가한 경제전문가들은 27일 올해 세계경제 전망에 대해 `신중한 낙관론'을 폈다.

지난 2008년 말 불어닥친 세계 경제위기를 1년 전에 예견, 유명세를 탄 누리엘 루비니 RGE모니터 회장 겸 뉴욕대 교수는 이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포럼 개막일 첫 토론에서 "경기회복 형태를 둘러싸고 V자, U자, 더블딥 등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U자형 경기 회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관적 경제전망을 자주 내놓아 `닥터 둠(Dr. Doom)'이라는 별명을 얻은 루비니 교수는 U자형 회복 전망의 근거로 신규 일자리 창출 지연에 따른 소비 약세, 신용경색에 따른 투자 위축, 재정적자 증가 등을 제시했다.

루비니 교수는 "중국 혼자서 세계 경제의 유일한 성장엔진이 될 수는 없다"면서도 선진국보다는 중국, 인도 등 신흥경제국의 회복속도가 더 빠를 것으로 전망했다.

루비니 교수는 선진국 경제회복 속도에 대해 "미국과 유럽, 일본의 경우 상반기에는 경기부양책의 효과가 나타나겠지만, 하반기에는 경기 하강을 보게 될 것"이라며, 그리스와 스페인 등의 연쇄적인 신용등급 추락이 경기회복에 있어서 또 하나의 위험요소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데니스 낼리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회장은 올해 경제성장 전망에 대해 "조심스럽게 낙관한다"면서 "글로벌 기업 CEO들의 경제전망이 1년 전보다 훨씬 좋아졌다"고 말했다.

낼리 회장은 그러나 "고용 회복이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는 활발한 회복은 아닐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낼리 회장은 중국과 인도 등 신흥경제국에 대해서는 훨씬 낙관적인 시각을 보였다.

그는 "중국과 인도를 신흥시장이라고 지칭하면서 차드, 모잠비크 등과 같은 범주에 포함시키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지적했다.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그룹 공동 창업자는 "시스템 실패의 위험이 사라진 지금이 투자자에게 꽤 매력적인 시점"이라며 "미국의 에너지와 헬스케어 시장에 많은 기회가 있고,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해외에도 많은 기회가 있다"며 루비니 교수의 비관론은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심장마비 위험에서 벗어났다"며 "때때로 장군들은 과거의 전쟁과 싸우고, 경제학자들은 지나간 경기침체와 싸운다"고 루비니 교수의 비관론이 더이상 들어맞지 않는다는 주장을 폈다.

루벤스타인과 루비니는 미국 정부의 부채 급증이 시장에 큰 위협 요소가 된다는 점에는 의견을 같이 했다.

루벤스타인은 "부채 급증을 막지 못하면 달러 가치 급락과 기축통화로서의 지위 상실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고, 루비니도 "투자자들이 재정 불균형의 심각성을 깨닫고 장기 이자율이 상승하면 경제회복이 가로막히게 된다"고 경고했다.

(다보스연합뉴스) 맹찬형 특파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