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치킨 등 외식 브랜드 모두 상위 3개 업체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커피전문점도 1,2년 안에 대형 3개사 체제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정수연 할리스커피 대표는 "커피전문점 시장이 2012년까지 팽창하겠지만 적어도 상위 5위 안에 들어야 생존이 가능할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고급 브랜드 커피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글로벌 업체는 물론 국내 기업들이 커피전문점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엔제리너스,카페베네 등 토종 브랜드들이 공세에 나서면서 '별다방'(스타벅스)과 '콩다방'(커피빈) 등 다국적 브랜드들의 기세가 한풀 꺾이는 양상이다.

올 들어 창업 열기가 기대만큼 살아나고 있진 않지만 커피전문점에 대한 인기는 이어지고 있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여성이나 화이트칼라 퇴직자들의 관심이 높은 데다 20~30대 젊은이들도 창업 아이템으로 커피전문점을 가장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vs. 토종 브랜드

CJ푸드빌이 운영하는 커피전문점 투썸플레이스 본사에는 요즘 하루 10여통의 창업 문의전화가 온다. 올 들어 서울 서초역점과 인천 CGV점 등 2개 매장을 새로 열었다. 다른 경쟁사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은 1999년 스타벅스가 진출한 이래 매년 10% 이상씩 급성장해 지난해 5500억원 규모로 커졌다. 대형 브랜드만 10여개에 달하며,전국 매장수는 1400개를 넘어섰다. 지난해에도 커피전문점은 200개 이상 늘어났다. 그동안 스타벅스,커피빈 등 글로벌 업체들이 브랜드력을 앞세워 시장을 선도해 왔으나 직영점 위주로만 매장을 내면서 정체 국면에 진입했다. 반면 카페베네,엔제리너스,할리스 등 토종 커피 브랜드들은 우리 입맛에 맞춘 다양한 메뉴와 가격을 내세워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엔제리너스는 여성들을 겨냥한 예쁜 인테리어로 인기를 끌며 빠르게 매장을 늘려가고 있다. 투썸플레이스는 유럽풍 인테리어와 케이크로 차별화하고 있다. 카페베네는 '한예슬 커피'를 강조하며 지난해 매장을 100여개 이상 늘려 업계의 주목을 끌었다. 테이크아웃 브랜드인 이디야,로즈버드 등도 선전 중이다.

김선권 카페베네 사장은 "매장이 300개는 돼야 전국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다"며 "스타벅스와 함께 매장수 300개를 넘는 2~3개사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인은 실패의 지름길

커피전문점을 창업할 때는 투자비,운영 편의성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카페형 매장의 경우 임차비를 포함하면 최소한 3억~4억원이 들어간다. 투자비 회수 기간이 길어질 수 있어 과다한 차입은 피하고 여유자금으로 창업하는 게 좋다.

소비자들의 브랜드 선호도가 갈수록 높아져 초보 창업자는 가맹점 창업을 하는 게 유리하다. 가맹점 창업의 경우 본사 의존도가 높은 만큼 프랜차이즈 본부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 브랜드파워는 물론 가맹본부의 매장 운영 및 관리능력을 살펴야 한다.

커피전문점 입지로는 시내 중심 상권이나 대학가,학원가 등이 최적지다. 요즘에는 대형 복합쇼핑몰에 입점하는 방식도 인기다. 복합몰 입점은 권리금과 보증금이 없고 매출의 일정액을 수수료로 내면 된다. 주택가의 경우 지하철역이나 버스 정류장에 가깝고,적어도 3000세대 이상의 배후 세대를 가진 상권이 적당하다.

◆창업 준비기간 1년 이상 잡아야

커피전문점 창업은 중년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지난해 6월 전업주부에서 커피전문점 점주로 변신한 이미숙 카페베네 장평점 사장(47)은 1년 이상 치밀한 준비 끝에 꿈을 이뤘다. 이 사장은 초보 창업이지만 개업 초기 어려움을 극복하고 8명의 직원과 함께 성공적으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순이익을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으나 투자비 4억원의 은행 이자보다는 많이 벌고 있다고 귀띔했다.

"개업 초기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가맹점이어서 본사 지원이 많았고,사업을 하는 남편이 경영 조언을 해줘 반년 만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

이 사장은 첫 사업에 성공한 비결을 묻자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한 게 실패를 예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1년 이상 업종,자금,상권 등 창업을 위한 준비를 했으며,커피전문점으로 아이템을 확정한 뒤에도 목 좋은 점포를 찾기 위해 6개월 이상 발품을 팔았다. 이 사장은 "창업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아이템과 입지 선택"이라며 "자영업은 가족들의 도움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