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저축성예금 금리가 연 3%대 초반으로 주저앉아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물가상승률을 뺀 실질 예금금리는 0.5%에도 못 미쳐 예금 생활자들은 상당한 고통을 받았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순수저축성예금의 평균금리는 연 3.19%로 2008년의 연 5.67%에 비해 2.48%포인트 하락했다. 예금금리는 외환위기 당시였던 1998년엔 연 13.38%를 기록했으나 이후 큰 폭으로 떨어져 2004년과 2005년엔 연 3.75%와 연 3.56%로 내려왔다. 하지만 이후 다시 올라 2008년엔 연 5%대 후반을 나타냈다.

지난해 1~11월 중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75%로 예금금리에서 소비자물가상승률을 뺀 실질 예금금리는 0.44%포인트에 그쳤다. 이는 2004년의 0.14%포인트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여기에다 이자소득세(주민세를 포함하면 이자의 15.4%)를 감안하면 실질금리는 사실상 제로 수준으로 떨어진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한은 기준금리가 연 2.0%까지 하락한 데다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예금에 돈이 몰리고 만기가 짧은 예금 위주로 예치되면서 예금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예금금리가 대폭 떨어지면서 예금자들의 이자소득도 큰 폭으로 줄었다. 은행의 핵심 예금상품인 정기예금 정기적금 상호부금의 이자소득은 지난해 1~11월 18조1502억원으로 2008년의 20조70억원에 비해 2조원가량 줄었다. 은행 예금자들의 이자소득이 감소한 것은 2005년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올해엔 한은 기준금리 인상에다 은행에 대한 예대율 규제(예금 이상으로 대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제) 시행 등에 따른 특판예금 판매 등을 감안하면 예금금리가 꽤 큰 폭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