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경제성 높인 신형 핵연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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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硏, 냉중성자 첫 생산
대덕연구단지 한국원자력연구원에 있는 하나로(HANARO) 원자로가 냉중성자 연구시설(CNRF)과 핵연료 노내조사시험설비(FTL)를 함께 갖춘 세계 유일의 연구용 원자로로 자리매김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이달 초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에 냉중성자 실험설비 구축을 마치고 국내 최초로 냉중성자(Cold neutron)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원은 원자력 발전소 핵연료의 성능을 종합 검증할 수 있는 핵연료 노내조사시험설비도 마련하고 종합성능 시험을 끝냈다.
냉중성자 연구시설을 짓는 데 2003년부터 약 7년간 600억원이 들어갔고,FTL을 마련하는 데 2001년부터 약 9년간 240억원이 투입됐다. 냉중성자 연구시설과 FTL이 함께 갖춰진 연구용 원자로를 가진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원자력 연구원 관계자는 "1995년 하나로 준공 후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용 원자로를 갖춘 나라가 됐다"고 설명했다.
냉중성자는 핵연료가 핵분열을 일으킬 때 나오는 열중성자를 섭씨 영하 259도의 액체 수소를 이용해 냉각한 것이다. 파장이 긴 것이 특징으로 각종 나노 소재의 구조 연구 및 세포구조 연구의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하나로에서 생산된 냉중성자의 품질은 프랑스,독일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명승 원자력 연구원장은 "나노기술(NT),바이오기술(BT),정보기술(IT) 분야의 융복합 연구에 주로 쓰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핵연료 FTL은 연구용 원자료 내부에 원자력발전소와 동일한 온도(섭씨 350도),압력(175기압),유량 등을 구현해 핵연료의 종합적 성능을 최종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된 핵연료 실증시험 시설이다. 원전의 경제성을 크게 향상시킬 신형 핵연료 개발과 핵연료의 안전성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금까지는 국내에서 새 핵연료를 개발해도 성능 검증을 해외 시설에 의존해야 돼 신형 핵연료 기술의 해외 유출이 불가피했던 단점이 있었다.
연구원은 FTL을 이용해 기존 핵연료보다 연소효율이 높은 데다 더 오래 쓸 수 있는 신제품 2종을 개발 중이다. 연구원은 신형 핵연료에 대한 조사시험도 맡게 된다. 원자력연구원 관계자는 "국외 조사시험 비용을 절감하는 것은 물론 개발된 핵연료의 안전성도 높일 수 있게 됐다"며 "개발 중인 핵연료가 상용화될 경우 원전 가동률 향상과 핵연료 비용 절감 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이번 연구시설 구축으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세계 연구용 원자로 시장에 적극 진출할 방침이다.
우선 연구원은 대우건설과 함께 지난 10일 최종 낙찰자로 선정된 요르단 연구용 원자로(JRTR) 건설 프로젝트에 대한 본 계약을 오는 3월까지 체결하고 2014년중 요르단과학기술대 내에 연구로를 완공할 계획이다.
또 최근 일본원자력연구개발기구(JAEA)측이 운영 중인 연구용 원자로 JMTR에 하나로와 유사한 핵연료시험시설 구축 계획을 확정하고 우리 기술을 도입하겠다는 의향을 밝혀와 일본에 연구시설을 수출할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것이 연구원 설명이다. 연구원 관계자는 "현재 우리 기술 도입에 대한 각종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상반기 중에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