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상장이 증권시장의 빅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현재 나와있는 '삼성그룹주펀드'에선 상장 후에도 3개월 동안 삼성생명 주식을 사들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그룹주펀드는 삼성그룹주 중에서 시가총액 등을 기준으로 삼아 투자하도록 만들어진 펀드다. 현재 한국투신운용을 비롯해 삼성투신운용과 동양투신운용 등 3개사가 총 23개 상품을 운용 중이며,투자원금(설정액)은 총 5조2000억원이 넘는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들 3개 운용사들은 자본시장법(85조2항)의 '관계사 인수증권 투자제한' 규정에 걸려 삼성생명 공모주는 물론 상장 후에도 석 달간 투자할 수 없게 된다. 이들 운용사가 운용하는 삼성그룹주펀드를 비롯한 국내 주식형펀드에선 삼성생명 투자가 제한된다는 지적이다.

실제 4조4600억원 규모의 삼성그룹주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한국운용은 삼성생명 상장의 대표 주관사를 맡은 한국투자증권과 한국금융지주에 속해 있는 관계사다.

이에 따라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을 비롯한 '한국삼성그룹리딩플러스' 등 15개 삼성그룹주펀드는 물론 이 회사가 내놓은 국내 주식형펀드들은 삼성생명 주식에 투자할 수 없다.

한국운용 관계자는 "한국증권이 삼성생명 대표 주관사로 참여하면서 한국운용의 펀드들은 상장 전 장외시장은 물론 상장 후에도 석 달간 삼성생명 주식을 살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삼성그룹밸류인덱스펀드와 삼성코덱스삼성그룹주상장지수펀드 등 전체 투자원금 6600억원인 삼성투신의 삼성그룹주펀드들도 삼성생명 주식을 사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삼성투신 관계자는 "삼성증권이 삼성생명 주식 인수단에 포함되면서 삼성운용의 펀드들이 삼성생명 주식을 편입하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동양투신도 삼성그룹주펀드(설정액 815억원) 등을 통한 삼성생명 주식 편입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2대 주주인 동양종금증권이 삼성생명 주식 인수단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동양종금증권 관계자는 "삼성생명 상장 규모가 사상 최대 수준이기 때문에 주식 인수단에 참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했다.

삼성생명은 오는 4~5월께 상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장 후 3개월간 주식 투자가 금지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그룹주펀드들은 최소 7월까지 투자가 금지된다는 분석이다. 통상 상장 후 주가가 급등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그룹주펀드들은 당분간 삼성그룹주 시가총액 추이를 따라갈 수 없게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주펀드의 수익률 오차가 불가피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삼성생명은 지난 주말 장외가격 기준 135만5000원으로 마감,시가총액은 28조원가량으로 추정된다. 이는 삼성전자(121조원) 포스코(51조원)에 이어 전체 국내 상장사 가운데 3위이며 삼성그룹주 가운데선 2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