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 순익 30억弗…쏘나타 300만대 수출 맞먹어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아바타'가 사상 최고의 '대박 영화'로 떠올랐다. 우리나라에서는 외화 사상 첫 1000만 관객을 돌파하고 조만간 세계 흥행 기록도 경신할 전망이다.

배급사인 20세기폭스코리아 측은 지난달 17일 개봉한 '아바타'가 22일 현재 975만명을 동원했으며 23일께 100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관객 수로는 '괴물'(1301만명) '왕의 남자'(1230만명) '태극기 휘날리며'(1174만명) '해운대'(1139만명) '실미도'(1108만명)에 이은 역대 6위에 해당한다. 그러나 입장권 매출로는 '해운대'가 보유해온 최고치(810억원)를 훌쩍 넘은 874억원에 달한다. 전 세계 흥행 수입도 17억달러에 육박해 사상 최고인 '타이타닉'의 18억달러 기록도 1~2주 내 경신할 게 확실시된다.

영화 전문가들은 '아바타'의 흥행 추이를 볼 때 전 세계 극장 수입 25억달러,DVD 방송권 캐릭터상품 등 부가판권 판매 수입 25억달러 등 총 50억달러 안팎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경우 극장 매출 중 극장 측 몫 절반과 총제작비 5억달러 등을 공제한 흥행 순수입은 7억5000만달러에 달한다. 여기에 부가판권 매출액 중 90%의 순이익률을 적용하면 전체 순이익은 30억달러 안팎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한국 1위 기업인 삼성전자의 지난해 영업이익 추정치 100억달러의 3분의 1 수준이다. 국내 자동차 업계가 30억달러의 순이익을 내자면 2만달러짜리 쏘나타 300만대(순이익률 5% 적용)를 수출해야 한다. '아바타'는 잘 만들어진 문화콘텐츠 상품의 위력이 얼마나 큰지를 실감하게 한다.

'아바타'가 이처럼 단기간에 영화 흥행사를 새로 쓴 것은 일반영화보다 입장료가 크게 비싼 3D영화로 상영한 게 주효했다. 아바타 상영관의 20% 수준인 국내 117개관에서 상영 중인 3D영화 티켓 가격은 1만3000~1만6000원으로 일반영화보다 최고 2배나 비싸다. 그렇지만 손에 잡힐 듯한 영상을 체험하기 위해 관객들은 기꺼이 고가 티켓을 주저없이 사들이고 있다. 이날 현재 CGV 서울지역 아이맥스관은 예매 가능한 날짜인 2월3일까지 표가 동난 상태.3D로 처음 보려는 사람들뿐 아니라 2D로 이미 본 관객들이 3D로 다시 보려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어서다.

3D영화는 관객을 극장에 붙들어 놓을 수 있는 데다 불법복제 수요까지 격감시켜 영화 관객 저변을 확대할 수 있는 돌파구로 받아들여진다.

'아바타' 순익 30억弗…쏘나타 300만대 수출 맞먹어
이 때문에 세계 영화계에서는 무성에서 유성,흑백에서 컬러로 변화한 이후 '아바타'가 2D에서 3D로 전환을 앞당긴 '제3의 혁명'을 이끈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2008년까지 3~4편 제작 개봉됐던 할리우드 3D영화가 지난해 9편이나 국내 개봉됐고 올해에는 '아바타' 성공에 힘입어 20여 편이 제작 · 상영될 예정이어서 3D 영화시장이 본격 열릴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곽경택 감독의 연평해전 영화 '아름다운 우리',윤제균 감독의 '제7광구',EBS의 애니메이션 '한반도의 공룡 2'등이 연말께 개봉을 목표로 3D 버전으로 제작이 추진되고 있다. 국내 3D 상영관도 현재 117개에서 연말까지 200개 안팎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아바타' 프로듀서 존 랜도는 "3D 없이는 엔터테인먼트를 논할 수 없는 세상에 살게 될 것"이라며 "3D 혁명의 속도는 적어도 흑백에서 컬러로 바뀌는 데 걸린 시간보다는 빠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