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현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2일 한국증시가 해외증시 여파로 돌연 급락한데 대해 "시장에 영향을 준 악재들 대부분이 예상됐던 것들"이라며" "장중 3% 가까운 급락은 지나친 우려"라고 진단했다.

또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막연한 불안감에 매도에 동참하기 보다는 1분기를 포함한 상반기 조정중 주식을 사두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한국증시를 비롯해 해외증시들이 올 하반기부터 본격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라는 것.

박 센터장은 "중국의 긴축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데다 미국 정부의 상업은행 규제방안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수가 급락세로 돌아선 것"이라며 "하지만 최근 단기급등한 코스피지수가 예상범위 안에서 조정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센터장이 제시한 코스피지수의 상반기중 조정범위는 1600선에서 1750선. 따라서 중국이 실제로 긴축에 돌입할 경우 1600선까지도 하락할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외국계투자자들의 '사자' 기조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박 센터장은 "이날 외국인이 현·선물시장에서 동반 매도세를 보이면서 일각에선 외국인의 '사자' 기조가 '팔자'로 돌아선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냈다"며 "그러나 한국기업들의 실적개선이 이어지는 등 펀더멘털(실적대비 주가수준)이 양호해 외국이 매수세도 지속될 가능성이 더 크다"라고 판단했다.

박 센터장은 특히 각국 정부의 긴축재정에 앞서 막연한 경계심을 갖지 말라고 투자자들에게 당부했다. 그는 오히려 "중국이 긴축을 시도할 수 있는 이유도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각국 정부가 무엇보다 긴축만을 위한 긴축을 시도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시장에 무작정 충격을 던져주는 긴축보다는 물가 등 여러가지 변수를 점검한 뒤 조심스럽게 긴축을 시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원화절상 속도와 미국 기업들의 실적개선 규모를 감안해 시장을 내다볼 수 있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 센터장은 이번 조정을 시작으로 상반기 중에는 주식을 매수하는 전략이 앞으로 유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긴축도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악재로만 볼 수 없다"면서 "펀더멘털을 바탕으로 한 세계 증시의 회복세가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돼 보다 적극적인 투자전략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