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국내 증시는 중국 긴축 우려와 미국증시 급락 등의 악재와 주도주의 재부각이라는 호재 사이에서 탐색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지수의 추가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연초 이후 강세였던 소외주들이 주춤하는 사이 최근 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정보기술(IT)과 자동차주가 재부각하며 박스권을 상향 돌파한 것이 이 같은 기대의 핵심이다.

중국의 고도성장세 유지와 이에따른 긴축 우려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양날의 칼'이 되고 있지만 악영향은 단기에 끝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투자심리 호전에 일정부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전히 남아있는 중국의 긴축 우려와 미국증시 급락 등은 투자판단 시 염두에 둬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순환매가 비교적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상승 전환한 종목의 경우 상승 속도가 가파르기 때문에 빠르게 시장을
쫓아가기가 어렵다는 것이 최근 투자자들의 고민이다.

순환매를 다 쫓아가서 수익을 내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증시 전문가들은 선별적인 포트폴리오 구성을 통해 대응하는 방법이 최선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뉴욕증시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은행 규제안 발표에 이틀 연속 하락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전날보다 213.27포인트(2.01%) 하락한 10389.88을 기록했다.
S&P500지수는 21.56포인트(1.89%) 내린 1116.48을 기록했고, 나스닥 종합지수도 25.55포인트(1.12%) 떨어진 2265.70로 장을 마쳤다.

이날 뉴욕증시는 골드만삭스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상승 출발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상업은행 규제 방안을 발표하며 급락했다.

◆ 신영증 " 코스피 1800 가능..IT 통신서비스, 전기가스 주목"

신영증권은 정보기술(IT)과 통신서비스, 전기가스 업종과 같은 '양수겸장' 섹터의 순환매로 증시는 1800선까지 상승할 여력이 있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IT주는 전형적인 순환주이지만 최근 모바일 환경 변화 속에서 장기성장 테마와 결합을 시도하고 있고, 전기 및 통신서비스는 채권과 같은 안정적 주식이지만 원전이나 스마트폰과 같은 성장성을 추가하고 있다"면서 "비와 태양을 피하면서 공격력을 유지할 수 있는 '양수겸장' 섹터가 바로 IT, 통신, 전기가스 업종인 셈"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코스피지수가 1800선까지 도달하는 과정에서 주가 움직임이 좋아 보이는 업종인 IT와 은행을 놓고 저울질한다면 IT주에 보다 더 무게를 두고 싶다"면서 "실적발표에 대한 기대가 투영될 시점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국내 경기모멘텀이 정점을 통과하고 있어서 1800선에 근접하면 경계 수위를 높여야 하고 포트폴리오를 압축하는 차원에서 개별 급등주는 옥석을 철저하게 가려야 한다"면서 "은행주는 당분간 박스권 트레이딩 관점으로 접근하되 긴축의 과도기를 건너서 본격적인 경기회복기로 진입하는 하반기에 장기적 관점에서 승부를 걸어볼 만한 섹터"라고 덧붙였다.

◆ 삼성증권 "中 양날의 칼..영향은 단기적"

삼성증권은 중국의 고도성장세 유지와 이에따른 긴축 우려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양날의 칼'이 되고 있지만 그 악영향은 단기에 끝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지난 4분기 GDP(국내총생산)가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며 고성장세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특히 중국의 소비증가는 국내 기업실적과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중국의 지난 4분기 GDP는 중국 경제가 여전히 한국 경제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해 줬다는 분석이다.

다만 중국 경계의 빠른 회복이 가져오는 부정적인 측면을 간과할 수 없고, 당장 시장은 긴축을 걱정해야 하는 만큼 우려도 공존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가 각각 전년대비 1.9%, 1.7% 상승한 것으로 발표됐고, 소비자물가는 두 달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생산자물가 역시 1년 만에 플러스로 전환하는 등 버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어 긴축에 나설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여기에 더해 중국의 부동산 과열도 여전히 부담이 되는 상황"이라며 "시장에서는 늦어도 1분기 중에는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중국의 긴축 가능성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부분은 원자재 가격"이라며 "하지만 중국의 금리인상이 경기를 심하게 훼손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그 영향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국내 증시는 짧은 기간에 상승한 종목들이 쉬는 동안 부진했던 종목들이 바통을 이어받는 순환매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내부적인 움직임으로만 본다면 추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정보기술(IT)과 자동차의 대표주는 계속해서 비중을 유지하고 최근 움직임이 컸던 소외주들의 경우 단기 급등에 따른 변동성을 감내할 수 있을만한 종목으로 선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동양종금증권 "코스피지수 추가 상승 여력 있다"

동양종금증권은 코스피 지수의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며 1분기 실적호전주에 관심을 둘 것을 조언했다.

조병헌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수급 흐름은 기존과 크게 달라진 바 없다"며 "전날 장 초반의 하락 폭을 모두 메우는 모습을 볼 때 중국 발 쇼크도 지준율 인상 때와 마찬가지로 단기적인 충격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스피 지수의 추가적인 상승 여력이 있다는 판단이다.

그는 "투신권이 매수세로 돌아서는 모습을 단시일 내에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주식형 수익증권의 흐름이 유출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 한해 지수 상승에서도 투신권의 매도세는 지속됐다"며 "더 좋아지지 않고 있을 뿐 부담이 늘어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종목 선택에 있어서는 실적시즌이 점차 본격화되고 있는 만큼 실적 호전 종목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과거 사례를 비교해볼 때 해당 분기의 영업이익 증감률과 수익률 간에 0.55의 높은 상관관계가 도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 애널리스트는 "4분기 실적들은 이미 주가에 반영되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현재 시점에서 실적 호전과 관련된 종목을 선발하기 위해서는 1분기 실적 예상치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