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세계경제위기가 회복국면에 들어서는 지금이 해외기업을 인수할 적기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윤영각 삼정KPMG그룹 회장은 21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조찬세미나에서 ‘기대를 넘어 대도약으로’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세계경제가 위기 극복이후 다시 하락하는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은 낮다”며 “2010년은 글로벌투자를 감행할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미국 다우존스지수가 지난해 3월 저점을 찍은 이후 CIT그룹의 파산보호 신청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세계교역량도 지난해 2분기 이후 증가세로 반전한 점을 들어 세계경제가 회복기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또 이른바 출구전략이 조기에 이뤄지지 않으리라는 전망 등을 근거로 더블딥 가능성을 낮은 것으로 평가했다.

윤 회장은 이같은 판단에 근거해 한국기업들의 해외M&A를 적극 권장했다.윤 회장은 “인도의 아르셀로미탈은 국경을 넘나드는 글로벌M&A를 통해 포스코(연간 생산량 4000만t)의 3배가 넘는 1억3000만t의 생산규모를 확보했고 IT업체 시스코는 경영위기가 심화된 2008∼2009년에도 12개의 회사를 인수했다”며 “한국 기업들도 글로벌M&A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그는 특히 중국이 2007년 189억달러,2008년 296억달러,지난해 557억달러 규모의 해외M&A를 성사시키고 일본도 같은 기간 169억달러,459억달러,367억달러어치의 외국기업을 사들인 반면 한국의 해외M&A는 85억달러,96억달러,71억달러 등에 그쳤다며 “삼성전자라도 성장에 필요한 기술을 항상 자체 확보할 수는 없는 만큼 국내 기업들이 기술이 있는 해외기업에 대한 M&A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윤 회장은 이어 “해외 기업가치가 아직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았고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2700억달러로 충분한 데다 원화 절상으로 외국 자산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만큼 지금이 해외M&A투자를 실현할 기회”라고 덧붙였다.

진념 전 경제부총리(삼정KPMG 고문)는 ‘2010 선진한국-새로운 10년의 시작’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한국경제는 구조적 특수성으로 인해 긴장을 풀고 안주하는 순간 위기는 언제든 다시 찾아올 수 있다”며 “2010년은 새로운 10년을 시작하는 매우 중요한 해인 만큼 담대한 각오로 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제조업의 경우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기 어려우므로 의료·교육·물류·관광·지식서비스 등 서비스업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 전 부총리는 “종소리를 더 멀리 보내기 위해서 종은 더 아파야 한다”며 “우리가 지향하는 선진한국은 소득과 삶의 질이 향상된 경제적 풍요가 있는 사회,앞선 사람에겐 박수를 쳐주고 뒤쳐진 사람에게는 더 많은 기회를 주는 아름다운 동행이 있는 사회,원칙과 기본이 바로 서고 믿음과 희망을 함께 나누는 사회”라고 덧붙였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