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기준금리인 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에 연동되는 주택담보대출이 내달 중 나오면 이미 CD연동대출을 이용하고 있는 사람들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2008년 말 이전에 CD금리 연동 대출을 받은 사람은 바꿀 필요가 없고,지난해 대출을 받은 사람은 갈아타는 것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적용금리는 대동소이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 역할을 해온 CD는 3개월물인 데 반해 COFIX에 반영되는 금리는 대부분 장기물이다. 장기 원화예금과 금융채가 83%에 달한다.

지금과 같은 저금리 시대에는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높게 형성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COFIX가 CD금리보다 높게 나올 수밖에 없다. 은행권이 산출해본 결과로는 잔액기준 COFIX 금리는 연 4%,신규 수신액 기준 COFIX 금리는 연 3.5% 안팎으로 나와 CD금리(2.88%)에 비해 높았다.

은행들은 CD금리가 실제 조달금리보다 워낙 낮았기 때문에 가산금리를 높게 적용해왔다. 현재 은행들은 CD금리에 3%포인트 안팎의 가산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그 결과 실제 금융소비자들에게 제시되는 금리는 연 5%대 후반이 대부분이다.

COFIX 연동대출의 경우 가산금리가 2%포인트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은행들은 예상했다. COFIX 연동대출의 적용 금리 역시 CD연동대출 금리와 비슷하거나 조금 낮은 5%대 중후반일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COFIX를 새로운 기준금리로 정착시켜야 한다는 정책당국의 의지가 강한 만큼 시행 초기에는 아무래도 CD연동대출 금리보다 조금이라도 낮게 금리를 제시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대출자 '갈아타기' 검토할 만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CD금리 또는 COFIX금리는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하지만 가산금리는 만기 때까지 그대로 유지된다. 갈아타기 여부를 결정할 때에는 기준금리와 가산금리 두 가지를 모두 따져봐야 한다.
가산금리만 놓고 보면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2008년 말 이전에 대출받은 사람들은 CD연동 주택담보대출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낫다. 2008년 말 이전까지는 기본 가산금리가 2.2%포인트였지만 급여이체,3자녀 가구 등 각종 우대조건을 충족시키면 1.5%포인트 안팎의 금리를 적용받았다. COFIX의 경우 가산금리가 2%에 근접하는 만큼 굳이 COFIX연동대출로 옮겨탈 필요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반면 2009년 이후 대출자들은 가산금리가 3%포인트 안팎으로 높기 때문에 갈아타기를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CD와 COFIX 중 어느 것이 금리가 더 높을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자신있는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금의 CD금리는 비정상적으로 낮은 편이어서 금리상승기에는 CD금리의 오름폭이 더 클 것 같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금리 상승기에는 COFIX연동대출을 선택하는 게 낫다는 주장이다.

출구전략 시행 등으로 금리상승 가능성이 높은 지금으로서는 3개월마다 적용금리가 바뀌는 CD연동대출보다는 금리변동 주기가 6개월 이상인 COFIX연동대출이 유리하다는 설명도 있다. COFIX 연동대출에 대한 금융당국의 배려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은행들이 금융당국의 예대율 규제 때문에 경쟁적으로 정기예금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장단기 금리차의 변동 방향을 예단하기 어렵다는 점,대출만기가 10년 이상인 경우가 많은 만큼 금리상승기뿐 아니라 금리하락기도 고려해야 한다는 점 등을 들어 COFIX가 유리하다고 볼 수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