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가게, 공정무역 '초코렛' 선봬
광고전문가 이제석씨 광고 참여

보통 사람의 상식을 뒤집을만한 초콜릿 광고가 나왔다. 광고 그대로 초콜릿의 단점을 정확하게 후벼 파고 있다. '초코렛'이라는 제품명을 가진 이 초콜릿 광고 문구는 대략 이렇다.

'많이 먹으면 살찐다. 먹고 꼭 운동해라. 초코렛.'
'그냥 먹고 자면 이빨 썩는다. 초코렛.'
'생긴건 이래도 그럭저럭 먹을만 하다. 초코렛.'


보통 소비자는 이 광고를 보면 초콜릿을 사먹으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뭔가 모르게 이 단순한 '초코렛'에 이끌린다. 그 이유는 뭘까.

'초코렛'은 공정무역 운동을 이끌어온 아름다운가게가 광고 전문가 이제석(27)씨와 함께 만든 공정무역 초콜릿 제품이다. 이 제품은 오는 20일 출시 예정이다.

사전에 나와 있는 초콜릿의 어원을 살펴보면 '코코아 씨를 볶아 만든 가루에 우유, 설탕, 향로 따위를 섞어 만든 과자'라고 정의된다. 하지만 이제석씨는 이 구구절절한 의미를 부르기 쉬운 입말로 바꿨다. '초콜릿'에서 '초코렛'으로.

'초코렛'은 이제석씨의 번뜩한 아이디어를 빌려 공정무역의 '정직함'을 제품명과 광고 문구로 잘 소화해 내고 있다. 저개발국 농민들에게 제 값을 지불하는 '정직한 거래',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천연 카카오의 '정직한 맛'을 다소 엉뚱한 광고 문구와 세 글자 제품명에 담았다.

포장 또한 단순하다. 진한 갈색의 카카오를 연상시키는 포장지에 흰색 글씨로 '초코렛'이라고만 표기했다. 화려한 수식과 포장 없이도 제품을 가장 잘 설명해 주는 효과를 극대화 시킨 것이다.

아름다운가게의 초콜릿 제품 광고를 맡으며 공정무역에 동참하게 된 이제석씨는 "기존의 초콜릿 광고는 거짓과 과장으로 만들어져 있다"며 "이 제품의 속성은 '정직함'이고, 광고 역시 황당하리라만큼 정직하게 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아름다운가게는 이미 이 제품을 지난 14일 '아름다운커피' 쇼핑몰에 게재했는데, 이곳에서는 '초코렛' 출시를 기념해 이제석씨의 광고 문구를 빗댄 '댓글달기 이벤트'가 한창이다.

누리꾼들은 "보일러 틀면 다 녹는다. 꼭 냉장 보관해라", "커피 아니다. 물타지 마라", "발렌타이 때 선물해라. 애간장 다녹는다", "소녀시대 기대마라. '초콜릿' 아니고 '초코렛'이다' 등의 댓글로 눈길을 끌고 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