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의 양대 수급 주체인 외국인과 기관이 올 들어 서로 다른 행보를 취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외국인은 삼성전자포스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수출주를 집중 매수하고 있는 반면,기관들은 한국전력 두산중공업 등 정부의 원전 수출 확대 정책의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을 사들이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이날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3268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들은 이 기간에 정보기술(IT) 철강 운수장비 등의 업종에 매기를 집중하고 있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로 5820억원어치를 순매수했으며 하이닉스도 2992억원어치 샀다. 포스코(946억원) 현대제철(1328억원) 등 철강주와 현대중공업(2711억원) 현대모비스(1010억원) 등 운수장비업종도 매집하고 있다.

같은 기간 6656억원을 순매도한 기관은 외국인이 사들이는 IT주와 자동차주를 처분해 확보된 현금으로 한국전력(5821억원) 두산중공업(1680억원) 삼성물산(2328억원) 등 원전 수혜주와 두산인프라코어(2212억원) 등 기계주를 순매수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외국인과 기관이 설정한 투자 목표기간이 다른 데서 오는 차이라고 보고 있다. 이경우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은 IT를 비롯한 국내 간판 수출기업들이 지난해 세계시장에서 누렸던 '승자 프리미엄'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관점에서 이들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에 베팅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펀드 환매 등으로 자금 사정이 넉넉지 않은 기관들은 원자력처럼 정부의 정책 모멘텀이 돋보이는 종목들에 집중해 단기 수익률 제고에 나서고 있다"고 풀이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