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판매사 이동제(이하 펀드 이동제)'가 오는 25일부터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간다. 은행과 증권사로 양분돼 있는 펀드 판매 시장에 이번 제도 시행을 계기로 어떤 변화가 나타날 것인지에 업계의 관심이 쏠려 있다. 펀드 이동제의 본래 취지가 펀드 판매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고 투자자의 편의성을 높이고자 했던 것임을 고려하면 펀드 투자자 입장에서도 관심이 가는 제도다.

실제 제도 시행을 계기로 각 판매사들이 펀드 판매 및 사후관리와 관련한 서비스의 개선과 질적 향상을 다짐하고 있어 펀드 투자자들은 기존에 없던 다양한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펀드에 투자한 이후 기존 판매사의 서비스에 불만을 가지고 있었거나,전혀 사후관리를 받지 못한 투자자라면 이동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판매사 선택시에는 펀드의 유형이 주식형 펀드를 비롯해 채권형 펀드,대안 펀드 등으로 다양한 점을 고려해 종합적인 자산관리 능력이 있는지 체크해야 할 것이다. 또 펀드와 관련한 정확한 분석과 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지도 점검해야 한다. 단순히 수익률만 보고 펀드에 가입할 것이 아니라 위험의 체계적인 분석을 통해 펀드의 스타일이나 운용철학을 정확히 파악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을 갖춘 판매사 등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투자해 둔 펀드가 증권사 은행 등 다양한 판매사에 흩어져 있는 경우에도 이번 제도를 통해 능력 있는 판매사에 펀드를 집중하는 방식으로 자산관리의 효율성과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판매사 집중을 통해 전체적인 자산 현황을 손쉽게 파악할 수 있고,판매사 입장에서도 고객의 전체적인 자산 현황을 파악해 종합적이고 일관성 있는 자산운용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그동안 펀드 투자의 절대적인 선택 기준이 '어떤 펀드를 선택하느냐'였다면,앞으로는 '어느 회사를 통해 어떤 펀드에 가입하느냐'로 변할 것으로 보여 굳이 특정 펀드에 가입하기 위해 특정 판매사를 고집할 이유가 없어진다.

더구나 투자자들의 폭넓은 펀드 이동과 선택 기회 부여를 위해 각 판매사들이 대부분의 펀드를 판매상품에 편입시키고 있어 특정 펀드 가입을 위해 이 회사 저 회사 찾아 다닐 필요도 없다.

펀드 이동제는 펀드 시장의 긍정적인 변화를 야기할 것이다. 그동안 한 번 팔고 나면 거의 방치하다시피 했던 펀드의 사후관리가 판매사별로 보다 체계화할 전망이고,투자자 입장에서도 판매사 간 비교와 이에 따른 선택이라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종합적인 자산관리를 하는 시발점으로 만들 수도 있다. 따라서 펀드 투자자들은 이번 제도 시행을 보다 체계적인 자산관리와 이에 따른 장기적인 투자 전략 수립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김정환 우리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