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로버의 차량은 아프리카의 숨막히는 사막에서도 쉴 새 없이 달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오프로드' 강자로서의 이미지가 강하다.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여기에 더해 '온로드'의 주행성까지 겸비하겠다고 만든 차다. 커다란 덩치가 무색할 정도로 3.0 디젤 엔진이 뿜어내는 강력한 파워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음을 충분히 입증했다.

신형 레인지로버 스포츠의 외관은 고집스러울 정도로 정통에 가깝다. 전체적으로 이전 모델에 비해 낮아졌고 여기에서 역동성을 느낄 수 있지만, 경쟁 모델인 BMW 'X5',아우디 'Q7' 등과 비교해 덜 세련됐다. 좀 더 직선을 강조했고,헤드램프가 LED로 바뀐 것 정도가 눈에 띄는 액세서리다.

신형 3.0리터 디젤 엔진은 '소음 제로'에 가까울 만큼 뛰어난 정숙성을 실현했다. 고속 주행 중에도 라디오의 음질이 또렷하다. ℓ당 9.0㎞의 연비도 랜드로버 차량치고는 만족스럽다. 가속을 할 때도 낮은 rpm(분당 엔진 회전수)에서 운전자의 모든 요구를 들어준다. 첨단 패러렐 시퀀셜 터보차저 시스템을 탑재,정지 상태에서 단 0.5초 만에 51㎏ · m의 토크를 발휘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엔진을 과도하게 돌리지 않도록 설계돼 있고,이는 정숙성과 연결된다.

기존의 2.7ℓ 모델과 비교하면 동력 성능이 한층 개선됐다. 최고 출력이 29% 향상된 245마력(4000rpm),최대 토크는 36% 향상된 61.2㎏ · m(2000rpm)에 달한다.

제동력도 탁월하다. 뒷좌석에 놓아 둔 물건이 아래로 떨어질 만큼 세게 브레이크를 밟았는데도 물건이 그대로다.

다양한 상황의 오프로드에 맞춰 쉽게 차를 조작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간단하게 다이얼식 조작키를 돌리면 바위가 많은 산길,눈길,가파른 오르막길이나 내리막길을 다닐 수 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