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은 움직이지 않으면 병이 난다. 인간과 가장 비슷한 원숭이가 일정한 휴식시간을 제외하면 쉴새 없이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옮겨다니는 것을 보면 이를 알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은 원숭이처럼 산만하게 움직일 수는 없다. 결론은 규칙적이고 적당한 운동을 통해 체중감량,심폐기능 · 근력 · 근지구력 향상,면역력 증강,성인병 예방,노화방지 등의 건강증진 효과를 얻을 수 있다.


# 운동은 질병 사망률을 낮춘다

운동량에 비례해 건강은 증진된다. 운동은 질병 전반에 의한 사망률,심장관상동맥질환의 발병률과 사망률,비만과 2형 당뇨병 위험,대장암과 골다공증 위험 등을 낮추고 활력을 증진시킨다. 걱정과 우울증도 덜어준다. 다만 저강도 운동을 할 때는 운동 강도에 따른 건강증진 효과의 증가폭이 높지만 중간 강도 · 고강도 운동으로 갈수록 건강증진 효과의 증가폭은 점차 줄어든다. 운동 강도에 따른 최대 산소섭취량(VO₂max) 증가 추이도 비슷하다.

운동 강도는 유산소운동의 경우 최대분당심박수(220-나이)를 기준으로 저강도 운동은 최대 심박수의 40%,중등도 운동은 40~70%,고강도운동은 70% 이상으로 구분할 수 있다. 또 운동 소모열량을 기준으로 주당 1000~2000㎉(하루 150~400㎉)를 소모하면 중등도 운동이라 할 수 있으며 이보다 적으면 저강도,이보다 많으면 고강도 운동으로 분류할 수 있다. 중등도 운동의 효과는 주당 2000㎉ 안팎을 소모할 때 최대가 된다. 또 최대 산소섭취량을 기준으로 삼으면 자신의 VO₂max의 60~80% 수준이 중등도이며 그 이하는 저강도,그 이상은 고강도라 할 수 있다.

# 주당 2000㎉ 열량 소모'장수 지름길'

노화 방지와 질병 예방을 위해서는 지나친 운동은 삼가야 한다. 감염질환에 걸릴 위험은 저강도 운동 범위에서는 운동 강도가 높아질수록 감소하고,중등도 범위에서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지만,고강도 운동 범위에서는 다시 운동 강도가 높아질수록 증가한다.

지나친 운동은 면역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얘기다. 고강도 범위에서는 운동 강도가 높아질수록 근육 · 인대 손상이나 골절,심혈관질환 등의 위험이 점차 상승한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또 유해활성산소가 많이 생겨 세포가 노화되고 암이 촉진될 수 있다.

미국 하버드대 졸업생을 대상으로 장기간 추적 연구한 결과 주당 3000~3500㎉를 신체활동을 통해 소모하는 사람들이 질병 전반에 의한 사망률이 가장 낮았다. 따라서 계획적인 운동으로 주당 2000㎉ 이상의 열량을 태우고 나머지는 걷기나 가사노동을 통해 소모하는 게 장수의 지름길이라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또 일반적으로 여성의 평균수명이 남성보다 7~8년 긴데 적정량의 운동을 할 경우 사망률 및 질병 발생률이 감소되는 효과는 남성이 여성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은 원하는 목적에 따라 방법이 다를 수 있다. 일반적인 건강 증진을 위한 목적이라면 매일 30분 이상 최대 분당심박수의 50~70% 수준으로 팔과 다리의 대근육을 리듬감있게 사용하는 운동(빠르게 걷기나 천천히 달리기 등)이 적합하다. 그러나 유산소운동(마라톤 · 수영 · 축구 등)을 아마추어 선수급으로 잘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1주에 5일 이상,한번에 30~60분씩,최대 분당심박 수의 85~95% 수준으로 운동해야 한다.

# 매일 60~90분 운동'다이어트'효과

지난 30년간 폭증한 비만인구는 인류의 대재앙이 아닐 수 없다. 정상 체중을 유지하려면 매일 45~60분씩,한번 살을 뺀 사람이 다시 살찌지 않으려면 매일 60~90분씩 중등도 운동을 해야 한다. 다이어트만으로 체중 감량을 할 수 있다고 믿으면 실패하기 십상이다.

다이어트로 흡수열량을 통제하지 않으면 운동을 해도 큰 효과를 보기 어렵지만, 다이어트만으로 살을 빼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거나 몸만 축나기 쉽다. 운동은 우리 몸을 에너지 절약형에서 에너지 소모형으로 바꾼다. 남자는 4~8주,여자는 8~12주 지속적으로 운동해야 몸의 신진대사 체계가 바뀌어 근육의 미토콘드리아 세포가 커지고 에너지 소모량이 늘어난다.

이처럼 적당한 운동량에 대한 연구 결과는 가지각색이지만 정리하면 간단하다. 중등도 운동을 매주 3~5일 이상,한번에 30분 이상 꾸준히 실천하면 적정체중을 유지하면서 평균수명보다 8~9년 더 오래 살 수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