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천호동에 가면 전국의 교육관계자들이 꼭 한 번은 방문하는 도심 빌딩형 학교가 있다. 바로 동신중학교. 지하 1층과 지상 8층의 최신식 빌딩의 동신중학교에는 각종 첨단시설을 완비한 교실과 특별활동실, 체육관, 학생식당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선진국의 교육시설을 100여 군데 이상 견학하고 만든 교실과 특활실은 40인치 PDP TV 등 영상교육시설을 비롯해 칠판, 책상, 의자 등 세세한 곳까지 첨단기술을 반영하고 있다. 특히, 체육관을 겸한 강당에는 방음과 안전을 고려한 실내인테리어와, 첨단방송시설이 구비되어 있다. 또한 녹색공간이 부족한 도심학교에서 학생들의 정서함양과 편의를 위해 건물의 3층과 4층에는 옥상정원과 7층에는 야외독서실을 마련했다. 지하에는 식당과 피트니스센터, 선큰가든이 있어 시설은 일부 대학과도 견줄 만하다. 첨단 빌딩형 학교로 변신한 동신중학교는지난 1950년에 서울 한강의 남쪽에 세워진 최초의 중학교인 광숭학교로 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설립후 바로 터진 6.25 전쟁으로 학교는 폐허가 됐고, 다시 학교를 건축해 문을 열었다. 이후 1967년 동서울 중·상업고등학교로 교명이 바뀌었고, 중학교는 1970년 동신중학교로, 고등학교는 2003년 현강여자정보고등학교로 바꾸어 오늘에 이르렀다. 지난 2000년부터는 학교건물을 재건축해야할 필요성이 강력하게 제기됐다. 50년 이상 사용된 학교 건물은 주변의 지하철과 고층빌딩의 신축공사로 인해 벽이 갈라지고 천정에서 시멘트 덩어리가 떨어지는 등 붕괴의 위험에 직면하게 된 것. 학생들의 안전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되자 결국 학교법인은 컨테이너박스로 학생들을 옮겨 수업을 진행하면서 학교 재건축 사업을 시작했다. 학교 재건축은 아파트 같은 일반 재건축과는 달리 쉽게 다시 지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재원 마련에서부터 서울시청과 서울시 교육청, 교육부의 허가 절차 등 모든 것이 굽이굽이 넘어야 할 산이었다. 현강학원은 학교 건물에 대한 안전진단을 의뢰해 D등급(철거 후 신축요망)을 받고 이를 근거로 교육부 등 관계부서에 민원을 제기했다. 그러나 학교법인 단독으로 추진하기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다. 여기에 보다 못한 학부모와 학생, 그리고 동문과 지역 주민들이 힘을 합쳤다. 학생, 학부모, 동문들은 수천 장이 넘는 탄원서를 보냈고, 학부모와 지역 대표, 교사들은 교육부총리와 면담을 통해 학교 리모델링의 필요성을 전달했다. 교육청은 예산 부족을 근거로 난색을 표했지만 법인은 2007년 통과된 '고등학교 이하 각급 학교 설립 운영 규정 일부 개정령안'에 힘입어 학교 부지를 일부분 매각하여 동신중학교를 리모델링했다. 또, 현강여자정보고등학교는 이전 후 신축을 결정했다. 이후 2007년 11월 기공식 후, 2009년 2월에 준공을 완료해 3월부터는 새로운 교사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받게 됐다. 현강학원은 학생들을 위해 교육시설 뿐만 아니라 장학제도를 위해서도 힘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유승현 현강학원 이사는 "학생 지원을 위해 재단의 수익사업인 광양 LFG 발전사업소의 이익금과 거기서 파생되는 탄소배출권 거래 등에서 생기는 수익금으로 장학기금을 조성해 많은 학생들에게 혜택을 부여하겠다"며 "장기적으로는 동신중학교를 서울 동남권을 대표하는 국제중학교로 키울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창호기자 chh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