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이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에트로(ETRO)'와 함께 기획한 '독자 스타일 변신 프로젝트'의 1월 테마는 '닮은꼴 모녀'다. 주인공은 전업주부 전용화씨(49)와 회계법인 새내기 사원인 박지연씨(23) 모녀.딸 지연씨는 주위 사람들로부터 엄마의 처녀 시절 '판박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단순히 외모뿐 아니라 수줍음 타는 성격까지 꼭 빼닮았다고 한다.

지연씨는 "돌아가신 할머니를 간병하느라 지난 1년간 고생하신 엄마에게 멋진 추억을 만들어 드리고 싶다"는 사연을 보내왔다. 지난 11일 서울 압구정동의 한 미용실.상 · 하의 모두 블랙 톤 의상(엄마의 겉옷도 검은색)에다 앞머리를 눈썹까지 늘어뜨린 헤어스타일마저 비슷한 모녀가 등장했다.

'스타일 해결사' 역할은 에트로의 윤혜신 비주얼 상품기획팀장이 맡았다. '닮은꼴 모녀'라 윤 팀장이 제안하는 스타일링도 두 사람에게 비슷하게 적용됐다. 하얀 피부 톤을 고려해 얼굴을 돋보이게 하는 핑크 등의 밝은 색상에 셔링(주름) 잡힌 의상들이 선택됐다.

엄마 전씨에게는 네크라인과 소매 부분에 주름 장식이 들어간 블라우스와 핑크색 롱코트,통이 좁은 연한 핑크 팬츠를 매치했다. 작은 키에 전형적인 중년 여성의 체형을 지니게 된 게 전씨의 고민.흘러내리는 듯한 자연스러운 주름 장식 블라우스로 시선을 분산시키고,히프를 덮는 길이의 코트로 체형을 커버했다. 보라색 자수 느낌의 페이즐리 무늬 코트로 우아하고 럭셔리한 이미지를 살렸고,블라우스 단추를 몇 개 풀어 각진 얼굴을 갸름해 보이도록 했다. 이때 머리를 깔끔하게 올리거나 길게 늘어뜨릴 경우 오히려 얼굴이 더 각져 보일 수 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는 듯한 중간 길이 정도의 업 스타일을 시도했다.

딸 지연씨에게는 연한 핑크색 바탕에 보라색 꽃무늬로 화사하게 포인트를 살린 원피스를 제안했다. 랩 스타일이 허리를 잘록하게 강조하면서 전체적으로 볼륨감을 살려줘 여성스러운 느낌을 자아낸다. 윤 팀장은 "작고 마른 체형은 상의에 포인트를 줘 시선을 위로 끌어올리면 하체가 좀 더 길어 보이고 전체적으로 커 보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한 손에 클러치백을 들고,화려한 뱅글이나 목걸이를 매치하면 한층 세련된 분위기를 낼 수 있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막 사회에 발을 내디딘 지연씨는 학생티를 벗고 성숙한 느낌이 물씬 풍기는 헤어와 메이크업에 도전했다. 얼굴이 작은 편이라 볼륨감 있는 웨이브 스타일을,메이크업은 보라색 아이섀도와 핑크색 볼터치로 얼굴 전체를 화사하게 표현해 마른 얼굴이 조금 통통해 보이도록 했다.

"내 딸이지만 정말 인형 같아요. " 전씨는 자신보다 딸의 달라진 모습에 무척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지연씨도 "평소 블랙이나 베이지 의상으로 수수하게만 다녔는데 이번 기회를 계기로 과감한 스타일 변신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기뻐했다.

안상미/강은구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