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용은(38)은 더블보기에 발목이 잡히고,최경주(40 · 사진)는 아홉 번째 홀에 이르러서야 터진 시즌 첫 버디에 아쉬워하고….

한국남자골프의 '간판'인 두 선수가 미국PGA투어 시즌 두 번째 대회인 소니오픈(총상금 550만달러) 첫날 중위권에 머물렀다. 양용은은 15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CC(파70)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이븐파 70타를 기록,선두권과 5타차의 공동 46위에 자리잡았다. 12번홀까지 버디 4개로 순항하던 양용은은 15번홀(파4)에서 '4온2퍼트',더블보기로 급제동이 걸린뒤 다음 두 홀에서 잇따라 보기를 범하며 경기를 마쳤다. 그래도 4명의 한국(계) 선수 가운데 가장 좋은 순위다. 양용은은 이날 드라이버 · 아이언샷 등 롱게임은 괜찮았으나 지난주 SBS챔피언십에서처럼 퍼트(총 31개,홀당 1.857개)가 발목을 잡았다.

올해 처음 대회에 출전한 최경주는 1오버파 71타로 공동 62위에 머물렀다. 최경주는 2개월여의 공백 때문인지 아홉 번째 홀에 가서야 첫 버디를 낚는 등 발동이 늦게 걸렸다. 17번째홀까지 버디 1개와 보기 4개로 고전하던 최경주는 마지막홀인 9번홀(파5)에서 2온 후 7.5m 거리의 이글퍼트를 성공하며 2라운드를 기약했다.

시즌 첫 대회에 나선 위창수(38 · 테일러메이드)와 케빈 나(27 · 타이틀리스트)는 3오버파 73타로 100위권이다. 둘째날 분발하지 않으면 곧바로 짐을 꾸려야 할 형편이다.

지난해 챔피언 잭 존슨을 비롯 랸 파머,데이비스 러브3세,트로이 메릿,존 메릿(이상 미국),로버트 앨런비(호주) 등 6명이 5언더파 65타를 치며 공동선두에 나섰다. 눈길을 끈 선수는 트로이 메릿이다. 그는 지난해 퀄리파잉토너먼트에서 6라운드 내내 선두를 지킨 끝에 수석합격한 선수.이번 대회가 투어 데뷔전인 데도 내로라하는 선수들을 제치고 리더보드 윗자리를 차지했다.

스폰서 초청 케이스로 출전한 존 데일리(미국)도 관심을 모았다. 지난 9개월 새 체중을 135㎏에서 90㎏으로 45㎏이나 감량해 몰라보게 홀쭉해진 데일리는 "올해 목표는 내년 투어카드를 받는 데 두겠다"고 말했으나 첫날 3오버파 73타를 쳐 커트탈락 위기에 처했다. 데일리는 또 20년 전 구입한 '핑' 웨지를 갖고나와 주목받았다. 이날 데일리가 쓴 웨지는 '스퀘어 그루브'였으나 미국골프협회(USGA)가 요구하는 규정은 충족시키는 제품이었다.

딘 윌슨(미국)도 핑이 1980년대에 만든 로브웨지를 들고나왔다. 올해 공식대회에서 사용할 수 있는 클럽의 그루브는 'V형은 되고,U형 또는 스퀘어형은 안 되는 것'이 아니라 'U형이나 스퀘어형이라도 USGA가 요구하는 규정에 적합하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