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에 회원제같은 대중골프장 선보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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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주목할 골프人 (2) 이동주 포천힐스CC 대표
전장 6500m~400m 파4홀도, 회원제보다 그린피 5만원싸
1년여만에 27홀 코스 완공 …민원 단 한 차례도 없었죠
신원CC 주주회원제 변신 주역, 부도위기 넘겨 '미다스 손' 명성
전장 6500m~400m 파4홀도, 회원제보다 그린피 5만원싸
1년여만에 27홀 코스 완공 …민원 단 한 차례도 없었죠
신원CC 주주회원제 변신 주역, 부도위기 넘겨 '미다스 손' 명성
골프장 업계에서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이동주 포천힐스CC 대표(56 · 사진)는 새해 벽두 큰 눈이 내려 대부분의 골프장이 올스톱한 가운데서도 분주하다. 올 봄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서다.
그는 1990년 신원CC에 입사하면서 골프장과 인연을 맺었다. 그런데 잘나가던 골프장이 1997~1998년 외환위기 때 모기업의 부도로 매각 위기에 몰렸다. 본부장을 맡고 있던 그는 회원들에게 '우리가 힘을 합쳐 골프장을 인수하자'고 설득했다. 당시 750명의 회원 가운데 3명을 제외한 747명이 그의 말을 따랐고 1인당 5000만원,총 375억원을 모았다. 국내 최초 '주주회원제 골프장'이 탄생한 것이다.
1년 뒤 영업이익을 내고 회원들에게 50만원씩 배당을 해 다시 한번 화제가 됐다. 부도 위기 당시 신원CC 회원권 시세는 7000만~8000만원이었다. 출자금 5000만원을 합하면 원가는 1억2000만~1억3000만원이었던 셈.
신원CC 회원권 시세는 그 뒤 6년 만에 10억원을 돌파한 바 있으며 지금도 6억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덕분에 '주주회원제 골프장'하면 '이동주'를 떠올릴 정도로 그는 업계에서 유명인사가 됐다.
이 대표는 최근 지인 3명과 뜻을 모아 포천에 퍼블릭코스 27홀을 만들었다. 그것도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1년 만에 코스를 완공해 주위에선 또 한번 그의 수완에 혀를 내둘렀다.
"2007년 3월18일 골프장 건설에 필요한 서류를 등록한 뒤 2008년 9월9일 첫 삽을 떴습니다. 착공하자마자 글로벌 경제위기가 오더군요. 돈을 대준 은행에서도 '공사를 일시 중단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공사가 지연되면 될수록 금융비용 · 영업손실 등 연간 70억~80억원의 손해가 불가피할 거라고 오히려 설득을 했지요. 공사 시작 후 딱 13개월 만인 지난해 10월10일 27홀 코스를 완공했습니다. "
이처럼 속전속결로 골프장을 완공하기까지는 그의 골프장 건설 노하우가 있었다. 인허가부터 완공 시점까지 단 한 차례도 민원 때문에 공사가 지연된 적이 없었다. 민원 소지가 있는 부분은 먼저 들고 나가 부딪칠 만큼 인근 주민들과 신뢰를 쌓았다. 그는 또 토목 · 조경 등 부문별로 도급을 주던 관행에서 벗어나 직접 업체를 고른 뒤 공사를 재촉했다. 업체들은 경제위기 속에서도 돈이 들어오니,밤 10시까지 일하는 것이 다반사였고 공사에 박차를 가하지 않을 수 없었다.
포천힐스CC는 기존 퍼블릭과는 차별화한 골프장을 지향한다. 그린피는 저렴하지만 고객이 회원제 골프장의 회원 못지않은 대우를 받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티오프는 8분 간격이고,매홀 티잉그라운드 5~6개를 다 개방한다. 18홀기준 전장은 6500m(약 7100야드)에 달한다. 길이 380~400m인 파4홀이 많으며,파5홀은 우드로 세 번째 샷을 해야 온그린이 될 정도로 대부분 500m를 넘는다. 티잉그라운드에 서면 계곡과 그린만 보이는 200m짜리 파3홀도 있다. 그렇지만 그린피는 인근 회원제골프장에 비해 4만~5만원 낮은 14만(주중)~18만(주말)원으로 책정할 예정이다.
그는 건설자금을 조달하는 데도 묘안을 짜냈다. '아이디어 뱅크'답다. 골프장 앞에 고급 연습장을 건설하고,연습장 회원을 모아 골프장 이용 우대혜택을 주는 것이다. 연습장은 길이 200m에 60타석 규모로 사우나 헬스 스크린골프 시설을 갖췄다. 이곳에 머무르다가 시간이 되면 골프장으로 올라가 티오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영문 이름을 'fortune hills'로 한 것에서도 그의 안목이 엿보인다. "골프장을 활용해 다양한 이벤트 상품을 내놓을 겁니다. 특히 지방 골프장 및 여행사와 연계해 외국 관광객을 끌어들일 생각입니다. 외국인에게 'pocheon'보다는 'fortune'이 더 쉽게 다가오지 않겠습니까. "
글=김경수/사진=김영우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