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 등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를 바탕으로 정유·화학업종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한파와 경기회복에 따른 석유 수요 증가로 유가가 강세를 보이고 정제마진이 호전, 정유업체들의 실적이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석유화학 업체들의 경우, 수요가 중국을 중심으로 호조를 나타내면서 최근 제품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말 폭우 및 정전피해 등으로 인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설비 가동 중단 등 공급 측면에서도 여유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중국이 춘절 연휴로 인해 제품 구매를 중단하기 전까지 석유화학 업황 호조세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데 보다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희철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12월 중국의 합성수지 수입량이 연중 고점인 6∼7월 수준에 근접하는 등 수요 호조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역내 생산설비 일부 가동중단·정기보수 계획 등을 감안하면 중국 춘절 이전까지는 비교적 강한 석유화학 업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지환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한파로 인한 유가 상승은 정유주와 화학주의 상승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최근 보고서에서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주간 국제유가는 배럴(bbl)당 70달러 수준에서 80달러 정도로 상승했다.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지난 12일(현지시간)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2월 인도분 가격은 전일 대비 2.1% 하락한 배럴당 80.79달러로 장을 마쳤다.

다만 춘절이 지난 이후, 신규 혹은 가동 중단됐던 생산설비들이 집중적으로 가동을 시작할 계획이라는 점은 우려요인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최근 중국의 유동성 긴축 우려로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주춤해지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을수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당초 예상보다 석유화학 시황 강세 기조가 연장되고 있다"면서도 "지연됐거나, 가동중단됐던 설비들이 2∼5월 중 집중적으로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2월부터 가동 초기의 낮은 가동률을 끌어 올리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감안하면 오는 5월까지 본격적인 상업생산에 진입하는 설비규모는 전 세계 생산능력의 7.2%에 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