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용로 기업은행장은 10일 "개인금융에 특화한 지점을 15개 신설해 개인 대상 영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윤 행장은 이날 한국경제신문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개인금융과 기업금융의 균형 성장을 달성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개인금융을 강화하기 위해 기업은행의 영업 관행과 조직문화는 물론 인사제도까지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윤 행장은 "기업은행 직원들은 개인을 상대로 한 영업을 많이 해 보지 않은 탓에 한번 해 보고 안 되면 그냥 포기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진단한 뒤 "앞으로는 몇 번이든 물고 늘어지는 '깡'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인사 측면에서도 변화를 주기로 했다. 윤 행장은 "기업은행에서는 은행 특성상 기업금융에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 승진이 잘 됐다"며 "그러나 앞으로는 개인금융을 오래 한 사람도 승진이 잘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 행장은 개인금융을 강화하려는 이유에 대해 경영 안정성을 높여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중소기업 대출의 연체율이 개인 대출 연체율보다 4배가량 높기 때문에 중기 대출에 편중된 자산 구조를 갖고 있으면 경기 침체 때 큰 타격을 입게 된다는 것이다.

윤 행장은 "중기 대출 연체가 늘어나 기업은행의 손실이 커지면 결국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온다"며 "개인금융의 비중을 높여 보다 안정적인 자산 구조를 만들면 중소기업 지원도 늘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81%인 중기 대출 비중을 중소기업은행법에 정해진 70%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중기 대출의 비중을 60%까지 낮추는 게 좋다"고 밝혔다.

또 거래 중소기업에 대한 상시 구조조정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윤 행장은 "여신 20억원 이상인 거래 기업 중 매년 500개씩 신용등급 평가를 해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에 빠진 기업은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회생 불가능한 기업은 퇴출시키는 체인지업(change up)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윤 행장은 올해 실적과 관련,"금융위기 전과 비슷한 1조원대 순이익을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4일부터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5%포인트 내린 것에 대해서는 "은행 입장에서 500억원가량의 손실이 예상되지만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서민들의 이자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인도네시아에 직원을 파견해 인수 · 합병(M&A)할 만한 은행이 있는지 알아봤다"며 "법인을 새로 만드는 것보다 현지의 우량 은행을 인수하는 게 더 빠른 방법"이라고 말했다.

글=유승호/사진=양윤모 기자 usho@hankyung.com